[시론] 광복절 80주년을 맞는 단상(斷想)
/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시편 126:1)
오늘 머리글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서 해방될 때 한 말입니다. 포로 해방은 유대인의 힘과 능력으로 이루어진 사건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바벨론을 정복한 다음 어떻게 유대인보고 돌아가도 좋다고 명령할 수 있었겠습니까? 과연 이것이 정상적일까요?
이것은 ‘8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8·15 독립’도 마찬가지입니다.
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36년 동안 36만3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끌려가 비참한 죽음을 맞아야 했으며, 78만~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징용으로 끌려갔고 20여만 명 이상의 이 땅의 젊은 딸들이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가 되어 아름다운 삶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아무리 저항해도 ‘독립’은 희망이 보이지 않고 꿈쩍 않던 당시 사회상 때문에 수많은 지식인이 변절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뜻 있는 의병들은 계속 독립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의 마음속에는 이 민족이 다시는 해방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마음이 팽배했으며 절망적 삶을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해방이 찾아왔습니다.
이에 함석헌 선생은 ‘한국역사’라는 책에서 “우리나라 해방은 도둑 같은 해방이었다. 예기치 않았다. 갑자기 우리에게 주어진 해방이었다. 그리고 이 해방은 하늘에서 온 것이다”고 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질 무렵, 연합국들은 서로 자기 나라의 이권을 챙기기가 바빴습니다. 1943년 12월 2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중국의 장개석 주석이 모여서 일본 패망 후 일본이 통치했던 ‘조선, 만주, 대만,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회담을 했고 회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는 가히 기적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나라 중 ‘조선’, 한국만 콕 집어서 ‘적당한 시기에 독립되게 하겠다’는 결의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카이로 선언’입니다.
이는 미국이 강력하게 한국의 독립을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중국의 장개석은 ‘조선’이 중국의 땅이라고 주장하며 조선을 중국의 관할(管轄) 하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왜, 어떻게 조선의 독립을 고집했을까요? 그것은 루스벨트의 심복 중에 해리 홉킨스라는 장관이 ‘카이로 선언문’을 만드는 실무자였는데, 그가 루스벨트를 설득시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조선의 독립에 관심 가지게 되었을까요? 그는 독실한 감리교 신자였는데, 당시 감리교 신자로서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이승만 박사가 여러 차례 편지로 조선의 독립을 요구했고, 홉킨스가 이승만 박사에게 조선의 독립에 힘쓰겠다는 답장했다고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중에 기독교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독립운동만 했겠습니까? 새벽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수시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을 것입니다.
이에 그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하나님은 ‘조선’, 대한민국의 해방과 독립의 기적을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광복절 노래 (출처=천만 모음집 유튜브)
오늘은 80주년 광복절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라며 신채호 선생님이 ‘조선상고사’에서 하신 말씀이 새삼 가슴에 박히는 것은 왜일까요?
고령의 어르신들을 제외하고 일제 36년의 압제를 기억하고, 압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실감하지 못하며 그날의 감격을 잘 모르는 세대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 아닐까요?
역사는 거울입니다. 과거를 통해 현실을 진단하고 내일의 축복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국가는 공동운명체입니다. 개인의 삶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불안정하면 개인의 생존도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경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치르느라 번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민 된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국가의 안위와 발전을 위해 ‘기도’ 함이 마땅합니다.
이스라엘 역사와 ‘카이로 선언’에서도 보듯이 역사의 주관자 하나님을 경외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오늘도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대한민국을 위한 일을 향해 달려가기를 소망하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