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7 재보선 직후 대규모 개각 전망
정세균 총리 사퇴 유력…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교체될듯 후임 총리에 김부겸·이시종·박지원 하마평…여성 총리도 문재인 정부 집권 말기 국정과제 관리형 내각 인선 관측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7 재보선 직후 임기 말 국정과제를 수행하고 관리할 인물 중심으로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전망이다.
여권의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4월 중 사퇴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최장수 경제부총리인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도 점쳐진다.
31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정세균 총리가 오는 4월 12일 월요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례회동에서 사의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정 총리는 4·7 재보선이 끝난 뒤 사임하고, 6월 말부터 시작되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맞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후임 총리가 내정돼도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동의 절차에 20여일이 걸리는 만큼 늦어도 4월 말엔 정 총리가 사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집권 후반기 내각을 이끌며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후임 총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사퇴 가능성이 큰 만큼 청와대가 사실상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여권에서도 새 총리 추천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여권 내에서 후임 총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4·7 재보선을 비롯해 변수가 적지 않아 인선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인선되는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 초기 이낙연 총리와 현 정세균 총리에 이어 세 번째 총리이자 마지막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음 총리 인선 방향으로 ‘경제 전문가형 총리’나 ‘여성 총리’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함께 신속한 경제 회복 및 한국판 뉴딜을 통한 선도국가 도약을 이끌면서 국민통합을 이끌어낼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국민통합에 방점을 두고 대구 출신인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을 낙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김 전 의원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을 했고 국회와 소통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면서 호남 출신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후임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총리는 충청권 출신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충북 출신인 이시종 충북지사도 거명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문 대통령이 ‘여성 총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을 주도한 김영란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문 대통령이 총리를 교체하면서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경제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대거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5월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 개각을 통해 권력 누수(레임덕)를 차단하고 국정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인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는 확실시된다.
여기에 4월 1일이면 재직 843일로 최장수 부총리가 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번 개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최근 정책실장·경제수석·경제정책비서관 등 경제라인을 일제히 새로 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다른 경제부처 장관들도 대거 물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으로 이호승 전 경제수석이 임명되고, 청와대 경제수석에 안일환 전 기재부 2차관이 임명되면서 촉발된 경제부처 개각이 재·보선 후에는 더 큰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차기 경제부총리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깜짝 발탁보다는 함께 일했던 관료 출신을 마무리 투수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로는 은성수(행정고시 27회) 금융위원장, 정은보(행시 28회)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고형권(행시 30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구윤철(행시 32회) 국무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은 위원장은 현재 경제부처 수장 가운데 행시 기수가 가장 빨라 경제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으로부터 호감을 받고 있어 당정 협의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 위원장의 전공은 금융인데 청와대에 거시경제 전문가 이호승 정책실장-재정 전문가 안일환 경제수석이 포진한 점을 고려할 때 상호 보완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 위원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차기 금융위원장에는 김용범(행시 30회) 전 기재부 1차관 등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범 전 차관은 1년 반 가까이 부동산 정책과 세제를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도 거론된다.
부총리 후보로 꼽히는 구 실장은 기재부 예산실장·2차관 등을 역임한 재정 전문가로, 국토교통부 또는 산업부 장관 후보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