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의 ‘모병제’·‘남녀평등복무제’에 거센 비판
20대 남성·여성 “공수표, 국회의원 밥그릇 챙기기용” 비난 박 의원 “‘헐값 징집’ 기득권에 모병제 외면” 국방부 비판
[국방신문=유진국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출사표로 던진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주장이 20대 젊은 남성과 여성들로부터 ‘비현실적’ ‘공수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로부터도 “2030표 얻겠다는 실현가능성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샀다.
박 의원이 국방부를 ‘무책임한 집단’으로까지 매도하며 쏘아 올린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주장이 실현 가능성 없는 ‘국회의원 밥그릇 챙기기용’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박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병역) 문제와 관련해서 무책임한 집단은 국방부”라며 “60만명 군을 헐값에 징집해 유지하는 게 군의 기득권”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방부는 이(모병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어떤 제도가 미리 개선돼야 하는지 짚어봐야 하는데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출간한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에서도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박 의원은 여성의 기초군산훈련 참여에 대해 “40일 정도로 다 끝난다. 그 정도로 하면 충분하니까 남녀 모두 군대를 다녀와 충분히 예비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하되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해 예비군으로 양성하자는 구상이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의 대선 안보공약의 밑그림이다.
박 의원은 책에서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에 대해 “의무병제를 유지하되 의무복무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청년세대의 경력단절 충격을 줄이고 사회적 에너지 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까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함으로써 전체 병역 자원을 넓히면서도 청년세대의 경력단절 충격을 줄이고 사회적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병역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불필요한 남녀 차별 논란, 병역 면제·회피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30표나 좀 얻어보겠다는 표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박 의원의 모병제 전환과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제안에 대해 “이대남을 위해주는 척하면서 그들을 ‘조삼모사’ 고사의 원숭이 취급하는 것”이라며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진 교수는 “모병제는 장기적으로 가야 할 목표이나,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실현 가능성 없는 ‘입술 서비스’로 2030표나 좀 얻어보겠다는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또 “나름 진보적이라고 안티 페미니즘의 복용량을 적절히 조절해 내놓은 제안”이라며 “속 들여다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노림수를 두고 있는 20대 남성, 이대남들도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에 대해 “공수표”, “이왕 하려면 제대로 복무시켜라”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대녀’들 역시 “국회의원 밥 그릇 챙기기용”, “그런다고 이대남이 돌아올까”라고 반발하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30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는 박 의원의 이러한 주장을 담은 기사를 공유한 글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공수표를 날리는 것 같다”는 댓글과 “군복무 처우 개선은 대찬성이나 남녀 평등하게 군복무시키고 예비군·민방위 받게 하라” 등의 댓글이 많았다.
2030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뷰티는 파우더룸’에서 한 이용자는 “저러면 20대 남성들 지지율이 올라가나”라며 “의원들이 나라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밥그릇 챙길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대남과 이대녀는 대체로 ‘남녀 모두 40∼100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도록 하는 ‘남녀평등복무제’에 대해 “100일 훈련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그 비용으로 군인들 복지에나 힘써라”며 반대 의견을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