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공군 잇따라 집단감염…코로나19 위태위태

코로나19 확산으로 군의 전반적 작전과 경계태세 ‘구멍’ 우려 경남 사천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도 공군 간부 ‘노마스크 축구’ 국방부, 다음달 2일까지 ‘회식·모임 금지’ 하는 이행지침 하달

2021-04-25     한상현 전문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소속 함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군 2함대사령부를 24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해군 함정에 이어 공군 훈련비행단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잇단 방역 구멍에 군의 안이한 방역 대응이 비판을 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재유행 흐름 속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군의 특성상 집단감염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음에도 확진 판정을 받은 공군 간부는 마스크를 벗은 채 축구를 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군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면 군의 훈련과 작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뿐 아니라 병사들의 휴가 등 권리와 자유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군 운용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25일 국방부와 공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남 사천의 제3훈련비행단에서 간부 4명과 군무원 2명, 병사 2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3일 대표적 감염 취약시설인 해군 함정에서 전체 탑승자 84명 가운데 33명이 확진되는 등 처음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해당 공군 부대의 한 확진 간부는 최근 마스크를 벗고 주요 간부들과 함께 축구를 한 것으로 드러나 동료들의 추가 집단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남 사천에서는 최근 한 음식점에서 이달 첫 확진 사례 이후 이날까지 54명에 달하는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이 부대에서 확진된 간부 1명도 이 음식점을 방문해 지난 16일부터 격리됐다가 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에서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이날 오전 이성용 참모총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필수 작전 요원을 제외한 전 장병과 영내외 관사 가족의 사천기지 입·출입과 이동을 금지하는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집단감염 발생 해군 상륙함이 속한 평택 2함대사령부를 찾아 “전 장병이 경각심을 갖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최단기간에 핵심 시설과 전력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방역실태를 전수조사해 취약점을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해군 함정의 대규모 집단감염과 제3훈련비행단 확진 간부의 ‘노마스크’ 축구 등 군 당국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부대관리를 안이하게 해 감염 사태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해당 공군부대의 주요 간부 중 상당수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됐고, 이들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에서는 23일 오후 5시 현재 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승선 인원 84명이 가운데 40%에 이르는 승조원이 감염된 것이다.

지난 20일 진해항에서 출항한 다음 날인 21일 고준봉함 승선 간부의 자녀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방역당국의 통보를 받고 22일 평택항으로 입항했다.

방역당국 통보 직후 이 간부는 함정 내에서 1인 격리 조치된 채 입항해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후 추가 검사에서 32명이 확진됐다.

작년 2월 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함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함정은 밀폐된 공간에서 장병들이 단체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유사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접촉자 승선 통보를 받고 긴급 회항했던 해군 3함대 소속 호위함인 ‘전북함’ 승조원 113명은 전수검사 결과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해군은 만약에 대비해 2주간 예방적 격리를 실시키로 했다.

해군은 이날 오전 부석종 참모총장 주관으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2주간 모든 함정과 부산·진해·평택·동해·목포·인천·제주·포항 등 주요 부대에 대해 군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 조치했다.

이에 따라 전역 전 휴가나 일부 청원휴가 등을 제외한 해당 함정과 부대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은 잠정 중지됐다.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한 정부의 ‘특별방역관리주간’ 이행지침에 따라 다음 달 2일까지 회식·모임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5일 각 군 본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방역관리주간 안내 및 이행지침을 하달했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주일간 군내 회식·모임은 금지되고 행사와 방문, 출장은 가급적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