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러시아, 전략적 요충지 흑해에서 충돌하나

나토 군함·전투기 속속 흑해 진입…러시아의 긴급 대응 미·영·프 초계함 연이어 흑해서 활동…프랑스 전투기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양측 지원 세력 무력 충돌

2021-05-17     유진국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 군함과 전투기들이 최근 잇따라 흑해에 진입하고 러시아가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하면서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흑해 주변국들.

[국방신문=유진국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 군함과 전투기들이 최근 잇따라 흑해에 진입하고 러시아가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하면서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나토가 이달 말까지 흑해 지역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20개국의 육군과 해군이 참여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면서 나토의 전쟁 준비 상태와 군사 기동성을 테스트하고 있어 러시아와 무력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17일 러시아 타스통신과 서방 언론에 따르면 영국 초계함 ‘트렌트(Trent)’가 16일(현지시간) 흑해 해역으로 진입했다고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국방통제센터가 밝혔다.

국방통제센터는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자산들이 영국 군함을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트렌트함을 오데사에 파견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러시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터키 주재 영국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인 터키 해안경비대의 호위를 받아 트렌트함이 아름다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고 있으며, 흑해를 통과해 오데사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나토 및 역내 동맹국들과 공조를 통해 영국은 (해당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계속해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프랑스 초계함 ‘코만단 비로(Commandant Birot)’가 흑해로 진입해 러시아 흑해함대가 감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프랑스 공군 소속 전투기 미라주 2000(Mirage 2000)은 지난 10일부터 사흘 동안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으면서 흑해 지역 러시아 영공 인근을 비행했다.

당시 러시아는 전투기를 발진시켜 프랑스 전투기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초계함 ‘해밀턴(Hamilton)’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해역에서 훈련을 벌인 뒤 이번 주 흑해를 떠났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군사력을 증강함에 따라 지난 4일까지 군함 2척을 흑해에 배치했다.

흑해 해역에서 러시아와 나토 전력 대치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돈바스) 지역 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나토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 위기가 커지면서 독일 정부는 러시아 정부에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청했고,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도발 혐의로 비난하며 양측 간 성명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흑해로 연결되는 보스포루스와 다르다넬스 해협에 대한 터키의 통제권을 규정한 1936년 몽트뢰 협약은 흑해에 해안선을 접하지 않은 국가의 군함이 해당 해역에 진입하기 위해선 최소 15일 전에 터키 측에 통보해야 하며, 21일 이상 흑해에 머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한 국가 함정 9대 이상이 한꺼번에 흑해에 머물 수 없으며, 전체 군함 규모는 3만톤을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