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미라클’ 아프간 협력자 오늘 오후 한국 도착
C-130J 2대·KC-330 1대 등 3대 투입…새로운 희망 ‘기적’ C-130J 카불↔파키스탄 왕복하며 아프간 협력자탈출 도와 미사일 경고시스템·플레어 등 장착…영유아 젖병·분유 비치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한국 정부의 활동을 돕다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놓인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이 26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
외교부는 “한국으로 입국 예정인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가족이 탑승한 군 수송기 1대가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4시 53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출발했다”며 “수송기는 오늘 오후 3시 53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출발한 군 수송기는 우리 군당국이 아프간 현지인들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한 ‘미라클 작전’에 투입한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로 보인다.
함께 투입된 C-130J 2대는 중간 급유가 필요해 한국 도착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391명을 카불에서 파키스탄을 경유해 국내로 이송하는 과정은 실제 군사작전과 같이 긴박하게 진행됐다.
정부와 군은 이번 수송 작전 명칭을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새로운 선택을 하는 데 희망을 준다는 취지에서 ‘미라클(기적)’로 명명했다.
정부는 391명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사히 구출하려고 공군 C-130J(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2대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 등 3대를 긴급 투입했다.
이들 수송기는 지난 23일 새벽 1시 한국에서 출발해서 당일 오후 7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C-130J는 중간 기항지에서 급유했기 때문에 17시간 이상 소요됐다.
KC-330은 급유기라서 중간 급유 없이 11시간 정도 비행해 도착했다.
수송기에는 승무원과 의료·수송지원 인력 등 60~70여 명이 탑승했다. 현지에서 응급환자와 우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편성했다.
앞서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직원 등 선발대가 지난 22일 아프간 카불공항에 다시 들어가 미국 등 현지 우방국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집결 및 카불공항 진입을 사전 준비했다.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군과 정부 요원들은 실전적인 수송 작전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카불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가량 거리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프간 조력자에게는 사선을 넘어 목숨을 담보한 상태서 새로운 선택을 하는 희망을 주자는 뜻에서 ‘미라클(기적)’이란 작전명을 썼다”면서 “성공적인 작전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도 미라클을 작전명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9천㎞ 이상, 왕복 2만㎞로, 이런 작전을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군용기가 아프가니스탄 영공에 진입하려면 이슬람 무장세력 등의 지대공 미사일이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됐다.
이 때문에 지대공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는 장비를 탑재한 C-130J 수송기를 아프가니스탄에 진입시키기로 했다. KC-330은 이슬라마바드로 이송되는 380여 명을 한꺼번에 태우고자 대기토록 했다. 이 수송기에는 3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C-130J는 미사일 경고시스템과 미사일 회피용 채프와 플레어 발사시스템 등을 갖췄다. 수송기에는 5세 미만 영유아 100여 명 등이 탑승하는 것을 고려해 분유, 젖병 등도 준비했다.
수송기 탑승 공군 요원들은 자칫 지상에서 발사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 위협 감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2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 도착했다.
가장 큰 고비였던 아프간 현지인들의 카불공항 입성까지는 버스를 활용했다. 카불공항은 탈레반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한국 조력 아프간 현지인들의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때 미국에서 단체로 버스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고 미군과 탈레반이 버스를 검문하는 형태로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C-130J 수송기 2대는 번갈아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국내 이송이 계획된 아프가니스탄인을 모두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당초 외국의 민간 전세기를 이용해 이들을 국내 이송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군 수송기를 투입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8월 15일 카불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여 민간 전세기 취항이 불가해짐에 따라 군 수송기 3대의 투입을 전격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C-130J를 2014년 4월부터 도입해 4대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은 C-130J를 운용하는 14번째 국가다.
기존 C-130H(허큘리스)보다 조종계통이 디지털화됐고 엔진의 추진력이 높아졌다. 운항 거리가 늘어나 인원과 화물수송 능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1대에 12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C-130J는 길이 29.9m, 날개폭 40.4m, 높이 11.8m로 8700m까지 상승할 수 있다. 최고속도 시속 671㎞/h, 항속거리 5250㎞에 이른다. 파키스탄에서 한국까지 비행하려면 태국 등에 경유해 급유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