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의 ‘큰 망신’… ‘셀프 민원’으로 민원만족도 평가 조작
감사원 실태 감사…18년 순위 최소 11위 이하에서 1위로 끌어올려 “계속 최상위 등급 유지 위해 민원만족도 왜곡 유발해 공정성 훼손” 직원 1명 ‘정직’ 징계, 퇴직 총괄 담당자엔 비위행위 인사혁신처 통보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병무청이 민원서비스 고객만족도 평가롤 높이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한 ‘셀프 민원’을 통해 2018년 행정안전부의 종합평가 순위를 최소 11위 이하에서 1위로 끌어올리는 식으로 고의 평가 조작이 만연했던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 기관장이 주의를 받는 등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감사원은 지난 26일 발표한 ‘국민신문고 민원만족도 평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서 병무청 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처리한 국민신문고 민원을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처리해 민원만족도가 평가된 민원 8622건 중 최소 1000여 건은 소속 직원들이 평가에 반영되는 민원만족도 점수를 높일 목적으로 본인 명의 또는 차명으로 민원을 제출하고 민원만족도를 최고 등급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병무청이 이런 ‘셀프 민원’으로 “행정안전부 민원 서비스 종합평가에서 계속 최상위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소속 기관을 압박하여 결과적으로 민원만족도 왜곡을 유발함으로써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민원만족도 관리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수차례 제기되었는데도 이를바로잡으려는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목표점수 달성을 독촉한 결과, 소속 기관들은 부서별로 제출할 민원 목표 건수를 재할당하는 부당행위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병무청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동안 연간 2만여 건의 국민신문고 민원을 처리했고, 이중 민원인이 민원만족도 등급을 입력한 것은 연간 4000여건에 달했다.
이를 기초로 산정한 민원만족도에서 90점 내외로 ‘만족도 향상 실적’에서 평균 72~82점에 그친 다른 중앙행정기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로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8년 연속 상위 10%에 해당하는 최상위 등급에 선정됐다.
병무청은 특히 2018년에는 행안부의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96.11점으로 평균81.7점에 머무른 다른 중앙행정기관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대통령 표창과 함께 800만원의 포상금까지 받았다.
감사원은 구체적으로 병무청 소관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관리업무 총괄담당자 D씨가 2017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7년 연속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원만족도 점수가 89점 이상이 외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그해 8월 3일 서울지방병무청 등 소속기관에 같은 해 9월30일까지 목표 점수를 달성하도록 통보했다는 사례를 적시했다.
이로 인해 “소속기관에서 부서별로 목표를 재할당해 셀프 민원을 제출하는 부작용을 초래했고, 2017년 9월경 서울청 소속 직원이 국민권익위에 셀프 민원 강요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병무청에 현직 직원 1명을 ‘정직’ 징계하고, 퇴직한 직원 1명에 대해서는 비위행위를 인사혁신청에 통보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또 정석환 병무청장에 대해 “앞으로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목적으로 소속 직원들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출하고 민원 만족도를 높여 평가 결과가 왜곡되는 일이 엇더록 실태ㅐ 점검 등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정 병무청장은 이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 신뢰 회복’을 다짐하는 입장문을 내고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과거의 잘못된 업무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