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한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 원자로 재가동 징후 발생”

연례 보고서… “플루토늄 분리 위한 인근 실험실 사용 징후와 일치” “방사화학실험실 증기 공급 발전소도 지난 2월부터 5개월 가량 가동” “이 징후는 심각한 문제…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명백히 위반한 것”

2021-08-30     윤석진 대기자
북한 영변핵시설 단지 항공 사진.(사진=38노스 자료 사진)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이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단지의 원자로를 재가동한 징후가 발생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북핵 문제가 다시 국제 이슈로 부상했다.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AEA가 지난 27일 이사회에 제출한 북핵 관련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달(7월) 초부터 북한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에서 냉각수가 배출되는 등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보도했다. 

IAEA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북핵 관련 상황을 담고 있는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7월 초까지는 영변 원자로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IAEA는 “원자로 재가동 징후는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분리하기 위해 인근 실험실을 사용한 징후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IAEA가 언급한 ‘인근 실험실’은 북한의 영변 핵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이 실험실에서 5MW 원자로를 가동해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추출했었다. 

IAEA는 또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화력발전소가 올해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5개월가량 가동됐다”며 “이는 이전의 폐기물 처리나 유지보수 활동보다 상당히 긴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IAEA는 특히 “5개월이라는 가동 기간은 북한이 과거 밝힌,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하기 위한 기간과 일치한다”고 적시했다. 

IAEA는 그러면서 “이 징후는 심각한 문제”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브랜다이스대학 중동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에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미 상당량의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는데, 이것은 현재 핵무기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시시한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조엘 위트  연구원은 “영변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며, 바이든 행정부에 더 높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핵 관련 활동을 지속 감시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시설 가동 징후 등에 대
해서는 확인해줄 사안이 없다”고, 외교부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속에 북한 핵
미사일 활동을 지속 감시하고 있다”고 각각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