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FOC 검증 내년 여름에”…전작권 전환 시기 놓고 한미 엇박자

존 커비 대변인 정례 브리핑…“오스틴 장관, 내년 봄 시행 검토 지시” 부인 “FOC 진전 상황 따라 가을 정도에 전작권 전환 재평가 진행할 수 있을 것” “해당 검증 연습의 조기 시행 가능성 현재 더 새로운 정보 공유할 것 없어”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 “내년 FOC 평가 시행 한미 군사당국 긴밀 협의 중” 전작권 전환, 차기 정부로 넘어가고 문 대통령 공약도 물거품 가능성 높아

2021-12-14     윤석진 대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를 예방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면담하고 있다.(자료 사진=청와대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한미 간 민감한 이슈인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를 놓고 양국의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실현을 염두에 두고 서두르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기존에 정한 일정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이같은 양국의 견해차가 충돌하는 지점이 바로 전작권 전환 조건의 2단계인 한국군 사령관(대장)이 맡기로 한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시기를 놓고서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 주말 군사 당국에 FOC 연습을 내년 봄에 시행할 수 있을 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는 한국 국방장관의 발언을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예정대로 내년 여름 실시한다”고 답변했다.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서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공동 발표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당시 이 자리에서 내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 기간에 FOC 검증을 실시한다고 거듭 밝혔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앞서 한미 양측은 FOC 평가를 내년 여름에 시행하기로 동의한 바 있다”며 “이후 진전 상황에 따라 가을 정도에는 전작권 전환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와 관련 “해당 검증 연습의 조기 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더 새로운 정보를 공유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커비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서 장관이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FOC 평가를 내년에 하기로 했는데, 우리 여망은 좀 더 빨리 (하자는 것)”이라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검증 연습을 내년 봄에 시행할 수 있는지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힌 직후에 나와 더 주목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서 장관은 이날 “2019년 IOC를 하고 2020년에 FOC를 하도록 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지연된 상태”라며 “우리는 예행연습 등을 해 왔기에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 “(지난 대선) 공약이었는데 국정과제 선정 시 ‘조속한 전환’으로 변경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환은 어렵지만, 조속한 전환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 정도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장관은 “참모들 간의 검토, 미군의 평가 등을 통해 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합사 운용능력 평가 등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이행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간 전작권 전환 조건인 평가는 3단계로 이뤄지며,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로 나뉜다.

이 중 IOC 평가만 2019년에 끝났고, 2단계 평가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연례적으로 해왔던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 등으로 예정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계속 미뤄진 상태다.

한미는 한미연합군사흔련을 예년의 경우 전반기는 4월에, 하반기는 8월에 실시해왔다.

커비 대변인이 FOC평가 시기에 관해 언급한 ‘내년 여름’은 하반기 훈련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년 하반기 훈련 때 FOC를 마친 뒤 가을 이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SCM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재평가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이 FOC 평가 시기를 내년 전반기 훈련 때로 앞당기지 않는 한 전작권 전환은 차기 정부로 넘어갈 수밖에 없고,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전환’ 공약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국방부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 “내년도 FOC 평가 시행과 관련해 한미 군사당국 간에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선 보안 사항도 있어서 설명이 제한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