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태 신임 8군단장, 8군단·22사단 ‘별들의 무덤’ 오명 걷어낼까?
‘오리발귀순’ 경계실패, 2차 성폭행 등에 22사단장 올해에만 2명 해임 여 군단장, 22사단장 부임 4개월 만에 중장 승진과 함께 군단장 맡아 2023년 이후 해체예정 8군단 회생·22사단 고강도 ‘재창설’ 개편 과제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육군 제8군단 예하 제22보병사단장을 하다가 최근 중장으로 승진하고 제22대 8군단장으로 15일 취임한 여운태 군단장이 8군단과 22사단을 최강 군대로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강원도 동해안과 동부전선 철책 경계를 담당하는 22사단은 올해 경계작전 실패 책임과 성추행 2차 가해 혐의 등으로 사단장 2명이 1년도 되지 않아 보직 해임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 군단장은 지난 8월 해임된 22사단장의 뒤를 이어 제33대 22사단장을 맡으면서 ‘군인의 꽃’으로 불리는 사단장직을 두 차례 맡는 매우 이례적인 경력을 갖게 됐다.
여 군단장은 지난 8월 22사단장으로 부임한 지 4개월만인 지난 9일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과 함께 직속 상급부대인 8군단장으로 임명됐다.
여 군단장이 22사단장 보임 당시 올해에만 3번째 사단장이 부임한 22사단은 잇단 사건·사고로 그동안 징계를 받은 사단장만 8명에 달하며 ‘별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는 부대로 사건·사고가 잦아 바람 잘 날 없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북한군 노크 귀순 사건, 2014년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등이 모두 22사단에서 발생했다. 22사단은 올해도 ‘오리발 귀순’, 간부의 병사 폭행 등 각종 사건·사고로 어수선했다.
이밖에도 1984년 조일병 총기난사, 2005년 민간인 총기 탈취 사건, 2009년 민간인 월북 사건, 2017년 고일병 투신자살 사건, 2017년 최전방 초소 음주 파티 사건 등이 22사단에서 발생했다.
이런 점에서 여 군단장이 ‘별들의 무덤’이라는 22사단의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만에 중장 승진과 함께 상급부대인 8군단장으로 승진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여 군단장은 취임사에서 “동부전선을 굳게 지키는 소임을 완수하고 전투에서 승리하고 사람이 존중받는 강한 충용군단을 육성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 군단장의 취임사 속에는 직전까지 자신이 맡았던 22사단의 분위기를 추스르고 해체 예정된 8군단을 회생 내지 정상화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묻어난다.
8군단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올해 말 해체돼 3군단에 통합될 예정이었으나, 잇단 경계작전 실패 등 국방부가 부대 통폐합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해체 시기가 2023년 이후로 늦춰졌다.
육군에서는 여 군단장이 22사단장을 포함해 사단장을 두 번 경험했고, 8군단 인사참모와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지낸 인사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8군단과 22사단의 분위기 쇄신을 의한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4번째 22사단장으로 지난 16일 취임한 이승오 소장도 여 군단장과 함께 22사단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책무가 크다.
이 22사단장은 취임사에서 “최전방 GP와 GOP, 해안을 동시에 수호하는 전군 유일의 부대로서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고 백전불태(百戰不殆)의 정신으로 뭉친 정예 율곡부대를 육성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8군단은 충용부대로, 예하 22사단은 율곡부대, 23경비여단은 철책부대로 각각 불린다.
22사단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 등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는 부대다. 책임구역이 전방 육상 30㎞, 해안 70㎞ 등 100㎞에 이르며 다른 GOP 사단의 책임구역 25∼40㎞ 수준의 최대 4배나 된다.
당초 22사단은 1953년 4월 창설됐을 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뇌종(雷鐘)’ 부대로 작명했다. 번개처럼 돌격해 통일의 종을 울리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뇌종이라는 명칭이 ‘골(뇌) 때린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며 22사단 창설 33주년을 맞은 2003년 부대 명칭을 ‘율곡부대’로 변경했다.
강원 강릉에서 태어난 율곡 이이 선생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십만 양병설을 주장했던 율곡 이이 선생의 이름 ‘이이’가 사단 숫자인 ‘22’와 맞아떨어진다는 것도 작명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