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새 대북 제재는 “북 핵과 미사일 개발 억제 겨냥”

국무부, 러시아의 개인 1명과 기업 1곳, 러시아 근거지 북한인 오영호 직접 제재 블링컨 장관 “북 WMD,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해결에 모든 적절한 수단 활용할 것" 프라이스 대변인 “북의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들” “확산자, ‘나쁜 활동가’들에 책임 물릴 조치들을 계속 취할 것” 추가 제재도 시사

2022-01-13     윤석진 대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자료사진=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재무부와 함께 추가로 대북 제재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 북한의 핵과 같은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저지를 겨냥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같은 날 단행한 특별지정 제재 대상 중 러시아의 개인 1명과 기업 1곳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활동한 북한인 오영호는 미국 국무부가 제재한 것을 포함시킨 것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2018년과 2021년 사이 오영호가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군수공업부 하위조직인 ‘로케트공업부’를 대신해 “제3국에서 아라미드 섬유와 스테인리스 강관, 볼베어링을 포함한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용 물품들을 조달하는 등 관련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오영호에 대해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아라미드 섬유와 항공유 등 탄도미사일에 적용 가능한 여러 물품들을 조달하기 위해 러시아 회사 파르세크와 이 회사 관계자 알라르와 협력했으며, 알라르는 오영호에게 “고체 로켓 연료에 필요한 혼합물을 만드는 방법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제재에 대해 “북한의 계속되고 있는 확산 활동과 이를 지원하는 자들에 대한 우리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우려를 전달한다”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며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활동하면서 북한 미사일 관련 물품을 조달한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의 개인 1명, 기업 1곳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대북제재를 거론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단결된 메시지를 국제사회가 북한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독자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이행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미국과 역내 동맹, 파트너들에 잠재적으로 위협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에 대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한 계속된 미국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을 어떻게 협상장으로 끌어낼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의 기조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북한이 미국에 관여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동맹·파트너와 함께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오늘 목격한 것과 같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조치들, 그리고 확산자들과 ‘나쁜 활동가’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조치들을 계속 취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셈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굶주림, 빈곤 등에 따른 지독한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대북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북한 정권은 식량과 보건, 기본적인 서비스에 사용돼야 할 귀중한 자원을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으로 전용해 자국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한다”며 “이런 상황은 북한 주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외교와 대화만이 북한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며 “북한이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거듭 되풀이했다.

그는 또 “수십년 동안 여러 미국 행정부들을 거쳐 온 북한이라는 도전은 어떤 정부도 몇 달 내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바이든 정부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다시 확인했다.

한편, 미국은 이와 별개로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를 제안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북한이 2021년 9월부터 해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제재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필드 대사는 그러나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제안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직후인 2006년 10월 안보리 제재 1718호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했으며 지금도 유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