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기뢰부설함에 첫 여군 함장 탄생

초계함 원주함장 홍유진 중령·기뢰부설함 원산함장 배선영 중령

2020-12-21     한상현 전문기자
해군 중령급이 지휘하는 초계함과 기뢰부설함에 최초로 여군 함장이 탄생했다. 초계함 원주함장 홍유진 중령(왼쪽)과 기뢰부설함 원산함장 배선영 중령.(사진=해군 제공)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해군 중령급이 지휘하는 초계함과 기뢰부설함에 최초로 여군 함장이 탄생했다.

해군은 21일 초계함인 원주함 제29대 함장으로 홍유진(43, 학사 97기) 중령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여군 장교가 함정에 배치된 이후 여군이 전방해역에서 중령급 직위의 전투함 함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유진 함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보직신고로 대체한 이날 취임식에서 “창군 이래 첫 중령급 여군 전투함장 책무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전투함의 함장으로서 동해 전방해역 수호 임무를 완수하고, 승조원들과 함께 최강의 전투함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홍 함장이 지휘하게 된 원주함(PCC·1000t급)은 해군 1함대사령부 12전투전대 소속 초계함이다. 대함전, 대잠전, 대공전으로 적의 해상도발을 억제하는 해군 주요 전력으로 평시 경비와 초계 임무를 수행한다.

길이는 88m, 항속거리는 약 6800㎞, 승조원은 120여명이며, 76㎜·40㎜ 함포와 경어뢰, 함대함유도탄 등의 무장을 탑재하고 있다.

홍 함장은 2002년 학사사관후보생 97기로 임관해 대청함 행정관, 광개토대왕함 전투정보보좌관, 비로봉함 갑판사관, 참수리-287정 정장, 안동함 부장, 광개토대왕함 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2012년 1월 진해기지사령부 소속 721편대 참수리 287정 정장을 맡아 해군 최초의 여군 고속정 지휘관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홍 함장은 1함대사령부 소속 정민재(해사 52기) 중령을 남편으로 둔 부부 군인이다.

21일 여군 최초로 해군 초계함 함장에 배치된 홍유진(중령) 원주함장이 함교에서 함정을 지휘하고 있다.(사진=해군 제공)

앞서 지난 15일에는 배선영(40, 해사 57기) 중령이 여군 최초로 기뢰부설함인 원산함 제21대 함장으로 취임했다.

배선영 함장은 2003년 해군사관학교 57기로 임관해 1함대 11전대 작전관, 참수리 282정 정장, 독도함 갑판사관, 원산함 부장 등을 역임했다.

배 함장이 지휘하는 원산함(MLS·2600t급)은 해군 5성분전단 52기뢰전대 소속 기뢰부설함으로, 전시에는 적의 항만 봉쇄와 우리 항만 보호를 위해 기뢰를 부설하는 함정이다.

길이는 103m, 항속거리는 약 8,300㎞, 승조원은 150여 명이며, 76㎜·40㎜ 함포와 경어뢰 등의 무장을 갖췄다.

배 함장은 “사관생도 시절부터 꿈꿔온 함장 직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함장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부대원들과 소통하며 항상 준비된 원산함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5일 여군 최초로 해군 기뢰부설함인 원산함 제21대 함장으로 취임한 배선영(중령) 원산함장.(사진=해군 제공)

한편, 해군·해병대에는 2001년 처음으로 여군 장교가 임관한 이후 특수전과 잠수함 분야를 제외한 함정, 항공기, 격오지, 육상 전투부대 등 각급 부대에서 2400여명의 여군 장교와 부사관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군 지휘관으로는 지난 7월 여군 최초로 상륙함인 성인봉함 함장에 취임한 안미영 중령을 비롯한 함장 중령 3명, 고속정 편대장 소령 1명, 정장 대위 6명과 해병대 대대장 중령 1명, 소령·대위 중대장 28명이 있다. 이밖에도 7명의 항공기 조종사, 해외 파병지에서 12명의 여군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간부 정원의 7.4%인 여군 비율을 국방개혁 2.0과 연계해 2022년까지 장교 정원 10.7%, 부사관 정원 8.5%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