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겠다" 떠난 장남...70여년 만에 유해로 돌아와
고 이우서 하사 신원확인...발견된 지 12년만 유해발굴자료 재분석...유가족 추정해 기동탐문 국유단 “1만여구 가족 못찾아...유족 협조 절실”
[국방신문=오동준 기자] 1951년 돈을 벌겠다고 집을 나섰던 고 이우서 하사가 70여년 만에 6.25전쟁 전사자 유해로 고향에 돌아왔다.
국방부는 2010년 강원도 양구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 중 이 하사(현재 계급 상병)임을 시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유해를 발견한지 12년만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은 “고인은 1951년 5월 입대해 제7사단 8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가했다”며 “유해는 육군 21사단 백석대대 장병들과 함께 발굴작업을 진행하던 중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발굴됐다”고 설명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고인의 신원은 ‘과거 대량 유해발굴지역 자료 재분석’ 과정에서 확인됐다.
국유단은 자료 재분석 중 고인의 본적지를 충남 서산으로 확인했고, 서산시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해 고인의 남동생으로 추정되는 이우춘씨를 지난해 9월에 방문한 바 있다.
이후 기동탐문관이 이우춘씨 동의를 얻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고인과 형제 관계라는 결과가 나왔다.
고인의 종손(從孫)인 이정희씨는 “이제는 떳떳하게 제사를 올릴 수 있어 다행이다”며 “큰할아버님의 유해를 찾기 위해 노력해준 국유단과 국군장병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인은 장남으로서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오겠다며 해방 이전에 객지로 떠났고, 이후 ‘군대에 가니 혹시 영장이 나오면 군대에 갔다고 전해달라’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고 전해졌다.
국유단은 “이미 유해가 발굴됐으나 비교할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없어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전사자 유해가 1만여 구”라며 “이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유가족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