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발사용 추정 구조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포착
VOA 보도, “폭 50m, 길이 220m·100m 토대 2개” 북, ICBM 발사 전엔 TEL 올려놓을 콘크리트 깔아 미 전문가 “미사일 발사 목적 외에는 생각 어려워”
[국방신문=오동준 기자] 한미 양국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북한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미사일 발사시설로 보이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지난 12일 순안비행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곳에서 새로운 콘크리트 구조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구조물은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토대 2개로, 순안공항 북쪽의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VOA에 따르면 토대 2개의 폭은 50m로 동일했고, 길이는 각각 220m, 100m다.
순안비행장에 콘크리트 토대가 건설된 시점은 지난 8일에서 9일 사이로 추정되며, 현재는 지난 12일 사진에 보이는 토대보다 더 넓은 범위에 콘크리트가 깔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순안비행장에서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신형 ICBM ‘화성-17형’의 성능시험 발사를 감행한 바 있다.
이 시험발사를 비롯해 그간 북한은 TEL을 올릴 콘크리트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지난 2017년 7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된 ICBM급 ‘화성-14형’이 콘크리트 토대에 올라 8축의 TEL에서 발사됐고, 같은 해 11월 ‘화성-15형’ 발사에서도 9축 TEL이 동일 형태의 토대를 이용했다.
또 2016년엔 원산 갈마공항 옆 해안가 모래사장에서 콘크리트 토대가 관측됐으며, 이후 이 장소에서 ‘화성-10형’ 미사일이 발사된 사실도 있다.
이 사례들에 비춰볼 때 이번에 발견된 콘크리트 토대 역시 미사일 발사 시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루스 배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와 통화에서 이번에 발견된 콘크리트 토대가 ICBM 발사용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배넷 연구원은 “연료가 가득한 미사일을 실을 경우 TEL은 매우 무거울 수밖에 없다”며 “ICBM과 같은 대형 미사일이 발사될 때 이를 견딜 토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를 할 목적이 아니라면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콘크리트 지대를 설치할 일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또 “미사일 발사 시 엔진이 작동되면 엄청난 압력이 미사일 아래 지표면에 가해진다”며 “만약 흙바닥 등에 압력이 가해지면 미사일은 잘못된 궤도로 날아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사 때마다 매번 콘크리트 바닥을 설치하는 것은 그들의 체계가 실전배치 기준에 못 미칠 가능성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활용 중인 TEL의 성능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분석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