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일성 생일 ‘축제’ 분위기 고조…열병식, 25일 미뤄진 듯
조명축전·무도회 이어 15일 밤 야회, 경축 공연, 불꽃놀이 등 열려 열병식 동향은 없어…25일 인민군 창건 80주년 기념일에 열릴 듯 '태양절' 보다 김정일 집권 10년에 더 초점 …3대 집권 정당성 부각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북한이 최대 명절로 삼고 있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태양절’을 맞아 4월 들어 고조시킨 축제 분위기를 대규모 경축 공연과 불꽃놀이 등으로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예상했던 군 열병식은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15일 19시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는 태양절 경축 청년 학생들의 야회가 진행된다”며 “이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탄생 110돌 경축 대공연 ‘영원한 태양의 노래’가 진행되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어 “대공연이 끝난 다음 주체사상탑을 중심으로 하는 대동강 변에서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을 경축하는 축포(불꽃놀이의 북한식 용어) 발사도 진행되게 된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평양을 비롯해 각 도에서도 야회를 진행하고 오후 8시부터 불꽃놀이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중앙방송은 전했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아 전날부터 조명축전(빛축제)과 경축 무도회를 진행하고 기념 우표를 발행하며 축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 동지의 탄생 110돌 경축 조명축전이 14일 평양에서 첫 막을 올렸다”며 “김일성 광장과 주체사상탑 일대가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평양의 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평양 시내를 관통하는 대동강에 조명장식을 한 유람선과 요트 등을 띄우고, 조명과 분수를 활용해 축제 풍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북한의 국가우표발행국에서는 김일성 생일 110주년 기념우표도 발행했다.
북한이 준비해 온 열병식은 김일성 생일 대신 오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에 맞춰 열릴 것으로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올해 김일성 생일이 과거 열병식을 했던 2012년(100주년)과 2017년(105주년)과 같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되지만 인민군 창설일에 여는 것으로 미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월25일) 등을 계기로 진행될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차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날 열병식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정부는 북한의 열병식 행사 준비 움직임을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면밀히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 부대변인은 “아직까지 열병식 개최와 관련된 내용은 (북한 매체들이)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밤 사이에 열병식을 열었다면 전례에 따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당 등을 통해 보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까지 관련 소식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당초 대내외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태양절’을 계기로 새 전략 무기 등을 과시하는 열병식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위대한 수령님의 은덕 인민은 천만년 전해가리’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찬양했다.
그러면서도 기사 말미에 “주체혁명의 전투적 여정의 진두에는 또 한 분의 태양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계신다”고 언급해 김정일 집권 10주년에 더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께서 백두 칼바람을 헤치며 개척한 주체혁명 위업의 명맥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에 의해 굳건히 이어지고 오늘은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의 영도 따라 더욱 빛나게 계승·완성된다”고 3대 집권의 정당성을 새삼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