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역점 추진 건설사업, 경제난으로 차질 빚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평양종합병원 건설공사 완공 지연 대북제재·코로나19로 새 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차질 예상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주요 건설사업들이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대외무역 급감 등 경제난으로 완공 기일을 맞추지 못하며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내년 초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중기 발전계획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공사 현장의 위성사진을 게재했다.
38노스는 “갈마지구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초여름부터 거의 변화가 없었고 10월 들어 지구 남쪽의 ‘갈마 바닷가 양식사업소’ 지붕이 설치된 게 전부였다”며 “공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38노스는 평양종합병원에 대해서도 “위성사진에선 병원 외부와 조경 공사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알 수 없다”며 “주변의 차량 이동이 드문 점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개원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동평양 상업지구나 미림 퍼레이드 연습 장소에서 진행했던 공사도 진척이 없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경통제로 북-중 무역이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내장재나 의료시설,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여름 극심한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 복구에 건설 인력과 장비들을 우선 배치하면서 이들 건설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관측이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들은 갈마지구 등 주요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태풍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차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 피해를 입었던 함경남도 검덕지구에도 갈마지구 건설 노동자들이 투입돼 주택 2300여 세대를 다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덕지구는 납과 아연 광산인 검덕광산이 있는 북한 최대 광산지대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양종합병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경제 발전과 주민보건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2019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사업 현장을 네 차례나 찾으며 관심을 기울였지만, 지난해 4월 완공 시점을 올 4월로 미룬 뒤로는 공개적으로 이곳을 찾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맞춰 원산갈마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공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북한 매체들은 현재 완공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이들 사업의 완공 목표가 사실상 해를 넘기게 되면서 내년 1월로 예고된 8차 당 대회에서 이들 사업에 대해 새로운 목표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공사 기일을 조정해 완공 목표를 제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대표적 광물 생산지인 검덕지구 개발을 우선순위로 지정했기 때문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38노스는 내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공사별 우선순위가 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