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강산 골프장도 철거…통일부 “협의 요청에 무응답”
19일 VOA “위성사진서 8개 건물 사라져…콘크리트 토대만” “해금강호텔도 1~3층만 남아…앞쪽 큰 구멍과 폐기물 포착”
[국방신문=오동준 기자]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우리측 시설을 연이어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지난 17일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에 위치한 8개 건물이 모두 해체되고 콘크리트 토대만 남았다고 19일 보도했다.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000㎡(약 51만평)를 50년간 재임대해 세운 시설이다.
지난 2008년 5월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발생하며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되고 문을 닫았다.
VOA는 앞서 북한이 해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해금강호텔도 총 7층 중 1~3층 부분만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어 호텔 앞면은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어두운 부분이 보이고, 앞쪽 공터엔 건축 폐기물이 쌓여있는 것이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철거 작업 속도로 판단할 때 머지않아 금강산의 남측 시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2019년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을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우리 정부에 2020년 2월까지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었고, 최근 직접 해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3월 초부터 해금강호텔 철거 움직임을 포착하고 면밀히 주시하며 사업자 측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골프장 시설과 관련해서도 9일 경부터 철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국자는 통일부가 이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두 차례 북한에게 설명과 관련 협의 재개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답하고 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북측의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사안은 남북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