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연구원 “북, 전술핵 사용 가능성”…한미에 ‘열세’ 재래식 전력 만회 위해

이상민 북한군사연구실장 “전술핵‧전략핵 동시 개발 평가” “핵EMP, 중성자탄도 전술핵…다양한 목적 계속 개발할 것” “군사적 목표물 공격용…공군 기지, 해군 항만 등에 영향” 박찬우 부위원장 “북 핵·미사일 위협 반영 새 작계 연구 중”

2022-04-20     양기반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제공)

[국방신문=양기반 기자] 북한이 한국 및 미국과 비교해 재래식 전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소속 이상민 북한군사연구실장은 20일 서울 KIDA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북한이 시험발사한 ‘전술유도무기’와 관련 “지금까지 개발했거나 전력화한 단거리급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도 전술핵무기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한 방에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이번에 특이하게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대해 전술핵 탑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 주목하는 이유로 “미국의 전략핵무기를 통한 확장억제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한미의 재래식 전력은 북한을 압도할 정도로 우세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 북한이 특히 ‘전술핵’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은 최근 몇 년간 개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에이태큼스와 초대형 방사포 등을 모두 '전술유도무기'로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화성-17형 등 전략핵무기 완성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그럼에도 한반도 전구급(戰區級) 전쟁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전술핵을 전략핵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전술핵무기 활용과 관련 “대도시를 공격하는 등의 용도보다는 군사적 목표물 공격용”이라며 “공군 기지, 해군 항만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무기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력이 작은 것만 전술핵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핵EMP(전자기펄스), 중성자탄 등도 전술핵 범위에 들어간다”며 북한이 “앞으로도 다양한 목적의 전술핵 무기를 계속 개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한의 새로운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작전계획(작계)도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박찬우 KIDA 미래전략연구위원회 부위원장은 작년 12월 한미 국방장관이 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신(新) 작계 수립에 합의한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 한미연합사와 작전사, KIDA 등이 새 작계 수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이 재래식 전력에서 핵·미사일로 옮겨가면서 새 작계 발전에 있어서도 여기에 대한 분석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축 체계 강화를 공약한 점을 언급하면서 “3축 체계 강화를 위한 전력 및 부대 구조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