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한일 관계 개선 미룰 수 없어”…정책협의대표단 면담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과 면담에서 ‘일한(한일) 관계 개선은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대표단과 약 25분간 면담한 자리에서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대표단이 “새 정권의 대일 관계 기본 방침 등을 일본 측에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도 대표단이 “한일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윤 당선인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대표단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위협, 북한의 도발 등을 염두에 둔 듯 “규정에 근거한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국제 상황에서 일한(한일)·일미한(한미일)의 전략적인 협력이 이 정도로 필요한 때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구축해온 일한의 우호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일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옛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한 일한 간 현안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도 이날 면담 후 기자들에게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서, 서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바람직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그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정 부의장은 그러나 그 이상의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일본 총리 관저를 떠났다.

대표단의 기시다 총리 면담은 일본 정부와 자민당 일각에서 ‘시기 상조’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도 있었으나, 전날 만났던 하야시 시마사(林芳正) 외무상 등이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 등을 주장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일본에 도착해 28일까지 체류할 예정인 대표단은 전날 하야시 외무상을 비롯해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 등 일본 정부 외교‧안보‧경제 수장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