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용산벙커서 국군통수권 인수

첫 집무 시작…“확고한 대비태세 유지” 군 수뇌부에 지시 10일 0시 새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참 보고 오전 11시 국회에서 취임식…‘공정·상식이 시대정신’ 강조

2022-05-10     송국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고 원인철 합동참보본부 의장으로부터 북한 군사동향과 국군의 대비태세 등을 보고받으며 집무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0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국군통수권 인수와 함께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의 새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고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대면보고를 받는 것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새 대통령이 임기 시작 첫날 합참으로부터 대변 보고를 받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드문 사례다.

이날 지하벙커 위기관리센터에는 윤 대통령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한 새 정부의 국가안보실 관계자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서욱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헌법 제74조에 의거해 국군통수권을 이양받았음을 보고받았다.

이어 원인철 합참의장이 북한의 군사 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보고하고, 육·해·공군 참모총장 및 해병대사령관이 ‘튼튼한 국방’을 구현하기 위한 각 군의 의지를 보고했다고 국가안보실이 전했다.

이날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던 서 장관과 원 합참의장을 비롯해 각 군 총장, 해병대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 공군작전사령관 등은 화상으로 보고에 참석했다.

새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인수는 국가원수로서 법적인 권한과 역할을 넘겨받는 핵심 절차다. 군의 근무 상황과 대비태세를 국가지휘통신망을 통해 가장 먼저 보고받음으로써 군 통수권을 행사한다는 의미가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취임일 0시에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이나 자택에서 합참 보고를 유선상으로 받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이와 달리 ‘용산벙커’에서 합참 보고를 받으며 첫 업무를 시작한 것은 정권교체기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취임을 앞두고 지속됐던 북한의 무력시위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위기관리센터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이 열리는 곳으로 문재인 정부까지 청와대 지하벙커에 있었으나,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에 따라 용산 집무실 지하벙커에 새롭게 설치됐다.

윤 대통령은 불철주야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는 국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해줄 것을 강조했다고 국가안보실은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이어 “군은 엄정한 지휘체계를 확립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달라고 윤 대통령이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임기를 개시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11시 국회 앞마당에서 열리는 취임식 본 행사에 참석한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취임식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유족, 국회와 정부 관계자, 각계 대표, 외교 사절, 초청받은 일반 국민 등 4만1000명이 함께 한다.

취임식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축하 인사를 한 뒤 윤 대통령이 단상 정면의 돌출 무대로 나와 취임 선서와 함께 취임사를 낭독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