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핵전쟁 위험 속 미 공중지휘통제기 ‘노후화 심각’
폴리티코 보도…미 공군 E-4B 나이트워치 4대 40년 넘어 워크스테이션에는 유선 전화기, 모니터도 80년대식 구형 보잉 747-200S 교체 후보 기종 747-800은 이미 단종돼 교체 서둘러도 2027년 가능…예산·새 기종 확보 모두 난제
[국방신문=양기반 기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위협을 지속하는 가운데 핵 전쟁을 지휘할 미국 공군의 공중지휘통제기가 40년 넘은 노후 기종임에도 교체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미 공군이 운용하는 총 4대의 공중지휘통제기는 1977년에서 1981년까지 재임한 카터 행정부 때 도입해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나이트 워치’라는 이름의 미 공군 소속 공중지휘통제기 E-4B는 교체를 계획대로 추진해도 새 공중지휘통제기는 2027년에 인도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4B는 미 본토의 군사시설이 핵 공격을 받아 무력화되더라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할 통제본부 기능을 갖춰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로도 불린다.
E-4B는 보잉사의 747-200S 기종을 핵 전쟁 공중지휘통제에 필요한 통신장비 등을 갖추고 핵무기 폭발 때 발생하는 열기와 방사선, 전자파까지 방어할 수 있도록 개조된 특수목적 항공기다.
747-200S는 주요 민간 항공사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순차적으로 퇴역시킨 기종으로, 조종 장치도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이와 관련 승무원이 작업하는 워크스테이션에는 유선 전화기이며, 모니터도 1980년대식 구형이라고 전했다.
공군은 새 항공기 구매 예산 2억300만달러(약 2500억원)를 요청했으며, 2024∼2027 회계연도에도 30억 달러(약 3조 7155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이 매체는 전망했다.
미 공군은 교체에 필요한 이 같은 막대한 예산 확보는 물론, 조건을 충족하는 항공기 기종 선택에도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미 공군은 공중지휘통제기 후보 기종으로 보잉사의 747-800을 구매해 개조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 기종은 지난해 1월 마지막 주문을 끝으로 단종됐다.
E-4B를 운용하는 오푸트 공군기지가 있는 네브래스카 출신 돈 베이컨 미 하원의원은 이 매체에 “E-4B를 수십 년간 잘 운용했지만 이제 교체할 때가 됐다”며 “러시아의 난폭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더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