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사업 “적극 참여”…총 비용 970여조 원 추산
이도훈 외교부 2차관, ‘우크라이나 재건회의’(URC)에서 밝혀 “국가 재건 풍부한 경험, 역량 보유…구체 협력방안 마련하길” 우크라 인프라부 장관 “양국, 재건‧복구 지속 소통과 적극 협력” 외교부 “국제사회, 우크라 재건·복구 우리의 중추 역할 큰 기대”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정부가 7500억 달러(약 972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의 재건‧복구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4일(현지시간)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URC, Ukraine Recovery Conference)에 참석해 “앞으로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과정에 적극 참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올렉산데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과 면담에서 “한국이 (6.25)전쟁의 참화에서 국가 재건에 성공한 나라로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재건·복구 분야의 양국 전문가들 간 교류 등을 통해서 양국이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브라코프 장관은 한국의 재건·복구 참여 의지에 사의를 표하고, 이날 발표한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에 대해 “앞으로 계속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양국이 지속 소통하면서 재건·복구과정에서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
이 차관과 쿠브라코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과정에서 양국 간 협력에 긴요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협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는 개도국에 차관을 지원하기 위한 공적개발 원조를 말한다.
이 차관은 이어 로버트 올리펀트 캐나다 외교부 사무차관, 리비아 레우 아고스티 스위스 외교부 사무차관, 스콧 밀러 주스위스 미국 대사 등과도 각각 양자 회동을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복구의 기본 방향과 원칙 그리고 국제사회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연쇄 회동 당사자들은 우크라이나 재건·복구는 우크라이나를 주축으로 민간 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이들 간 효과적 협업 체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재건·복구가 우크라이나의 전반적 개혁으로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상호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아시아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초청받은 이번 회의에 대해 “그간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를 의미한다”며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과정에서 우리의 중추적인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큰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URC는 우크라이나 재건과 복구를 논의하는 최초의 고위급 국제회의로, 스위스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 주관했다.
이번 회의에 한국을 포함한 38개국 정부 관계자와 유럽연합(EU),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데니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EU 의장국인 체코의 페트르 피알라 총리, G7 의장국인 독일의 스벤야 슐체 경제협력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했고, 우리 정부에서는 이 차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직접적인 인프라 피해 규모가 1000억 달러(129조원) 이상이고, 재건 비용으로 75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쉬미할 총리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립한 재건 계획에 대해 ‘추진 체계’ ‘지역별·섹터별 재건 방안’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이번 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공개적 설명에 나섰다.
쉬미할 총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과 관련 “우리는 러시아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몰수된 자산이 재건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3000억~5000억 달러(약 389~649조원)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이 “민주주의 세계 전체의 공통된 과제”라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의 회복은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자와 국제기구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 한 목소리를 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기도 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돕기 위해 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다가올 평화를 확실히 쟁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