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참의원선거 압승에 ‘재무장’ 향한 “개헌 가속화” 공언
평화헌번 개정 ‘자위대 명기’ “현대적 과제…가능한 빨리 발의 국민투표로 연결” 아베 피격 사망에 보수표 결집…여권 자민당 119석, 공명당 27석 넉넉한 과반 개헌 ‘긍정’ 일본유신회 21석, 국민민주당 10석 합쳐 3분의2 훌쩍 넘는 177석 “5년 내 일본의 방위력 근본적으로 대폭 강화할 것” 군사력 강화 의지도 드러내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일본 집권 자유민주당이 1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 압승을 계기로 재무장을 향한 자위대 명기 등을 포함한 개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1일 오후 2시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평화헌법 개정안 내용과 관련 “자민당이 내세우는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대응, 참의원 (선거구)합구 해소, 교육 내실화 등 4개 개정 항목은 모두 현대적인 과제”라며 이같은 내용을 담는 개헌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 논의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가을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에 따라 여야 전체가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강력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어제(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조기 개헌 목표를 지켰다”며 “개헌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행 평화헌법 개헌을 추진하는 데 조만간 일본 국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와 관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지난 7일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아베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아 특히 열정을 기울여 온 납치 문제와 헌법개정 등 그의 손으로 이루지 못한 난제들을 다뤄나가겠다”고 유지 계승 의지도 내비쳤다.
아베 전 총리는 ‘보통 국가’를 명분으로 자위대 명기를 포함한 평화헌법 개정을 줄기차게 추진해왔다.
기시다 총리는 아울러 “(참의원 선거에서)받은 의석의 수가 나타내는 것은 자민당 정권에 대한 신임 만이 아니다”며 “일본을 지키고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해 일을 진행하라는 국민으로부터 받은 격려”라며 개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예로 들어 지금의 일본은 전후 최대 난국에 처한 상황이라며 “5년 내에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군사력 강화 의지도 다시 나타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참의원 선거 당일 밤 방송에 출연해 “(개헌) 발의를 위해 3분의 2 결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국회에서 중의원 헌법심사회가 역대 최다 횟수인 16차례 열린 것을 염두에 두고 “오랜만에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전체적으로 3분의 2가 모이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개헌 논의를 향한 적극적 행보를 예고했다.
이번 선거 결과 자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4개 정당이 개헌 발의 정족수인 3분의 2를 크게 웃돌면서 앞으로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전과 비교해 자민당은 119석으로 8석이 늘었고 공명당은 27석으로 1석이 줄었다.
이에 따라 참의원 여당 의석수는 기존의 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을 합쳐 과반(125석)을 훌쩍 뛰어넘는 146석이 됐다.
자민당과 공명당을 비롯해 평화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일본유신회 21석, 국민민주당 10석까지 합치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참의원 전체의 3분의 2(166석)를 훨씬 넘는 177석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