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한국산 K2·K9·FA-50 구매 결정”…최소 10조원 전망

27일 폴란드 정부 공식발표 “국방 도입 중 최대 규모” K2, 올해 180대 도입 후 2026년부터 800대 현지 생산 K9, 48문 인수 및 600문 자국 생산...FA-50은 총 48대 방사청 “업체별로 이행계약 체결해 추가 협의할 예정”

2022-07-27     오동준 기자
폴란드 정부가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1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왼쪽부터),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슈 브아쉬착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국영방산기업 PGZ 회장이 이날 폴란드 국방부에서 기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 찍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국방신문=오동준 기자] 폴란드 정부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을 패키지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 정부는 마리우슈 브아쉬착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국산 무기도입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체결된 ‘기본계약’은 본계약 전 단계로 사실상 수주 계약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방산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브아쉬착 장관은 이날 계약 체결식에서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생긴 지상·공중전력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기술·가격·도입 시기를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한국 무기체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는 “한국과 무기 계약은 최근 폴란드 국방 도입 중 최대 규모”라며 “이번 한국 무기 도입으로 폴란드의 억지력과 국방 잠재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방산업계가 참여해 폴란드 내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K2 전차 도입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될 방침이다.

1단계로 올해 전차 180대를 도입하고, 2단계로 오는 2026년부터 기술 이전을 통해 K2PL(폴란드형 K2) 800대를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1차로 인도받은 180대도 K2PL 규격으로 표준화할 계획이다.

또 K9 자주포 48문은 올해 우선 인수하고, 오는 2024년부터 600여문을 자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FA-50은 개량형 경공격기를 2023년 중반까지 12대 우선 인도받고, 총 48대를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계약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예상 수출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날 폴란드 정부의 발표로 계약 내용이 확인됐다.

이에 방사청은 “폴란드와 K2, K9, FA-50 관련 총괄합의서 체결은 맞다”며 “개별 업체가 별도 이행계약을 체결해 추가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K2 '흑표'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폴란드 정부가 밝힌 도입 계약 규모는 총 148억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K2 전차와 K9 자주포 도입 물량의 상당 부분이 현지 생산으로 합의되면서 실제 수출규모는 세부 계약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가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업계는 이번 계약에 따른 수출액이 최소 10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계약 규모도 큰 의미가 있지만 K-방산을 대표하는 주요 무기체계가 미국이나 독일 등 일류 방산 수출국과 경쟁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유럽시장에서 대형 추가 계약 기대감을 주고 있다.

특히 중동과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유럽시장 진출에 가속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폴란드 정부는 미국 항공기와 독일 전차 도입을 우선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폴란드가 미국·독일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들러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도입 시기, 가격, 사후관리, 기술이전 등을 종합 검토해 한국산 무기를 도입키로 결론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계약을 토대로 유럽 진출 확대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럽 국가는 대부분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나 이탈리아 M-346 공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으로 알려졌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는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슈 브아쉬착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방부 본부에서 열린 한국산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수입에 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 체결식에서 FA-50 경공격기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안현호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