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국방, 3군 총장 교체에 “김용현 영향력?…3성 이상 내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출석…당시 대장 인사 “지시 없었다” 답변 박인호 전 공군총장 취임 11개월 만에 퇴임…임기 절반도 못채워 김정수 전 해군총장 단 6개월 재임…역사상 최단 기간 기록 세워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이례적으로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과 관련 2일 “3성 (장군)이상은 제가 (인사)제청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장관의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이 3군 참모총장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다른 사람의)지시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 25일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단행한 군 대장급 인사에서 남영신 육군총장, 김정수 해군총장, 박인호 공군총장이 각각 신임 박정환 육군총장, 이종호 해군총장, 정상화 공군총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 중 박 전 공군 총장은 취임 11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임기 2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김 전 해군 총장은 취임 후 단 6개월 재임해 해군 총장 역사상 최단 기간 내 교체라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전 정권 때 임명된 참모총장들이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서 각군의 인사권 등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교체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들을 포함해 당시 육군 대장 진급자 몇 명을 지목해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실세’라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심지어 이와 관련 당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김 경호처장의 측근 이름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대장 인사에 대해 “검찰에 이어 군까지 편 가르기를 지속해 권력을 사유화하겠다는 것이냐”며 목청을 높여 이런 의혹 제기에 가세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와 관련된 세간의 소문들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문 정부 때 파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 “정상화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지소미아와 관련해 검토되는 게 있느냐”는 김영배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그러나 그 시기와 관련해서는 “당장 급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한일 관계를 큰 틀에서 보면서 (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굴종외교에 가깝다”는 취지로 지소미아의 정상화에 대한 반론을 펴자 이 장관은 “굴종외교의 모습은 아니다”며 “(정상화의) 방향성이 언젠가는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또 지소미아와 관련 한일간 북한 핵·미사일 정보 탐지 능력에 대해 “(북한이) 어떤 형태로 어디까지 발사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우위일 수도, 일본이 우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소미아 파기 통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8월에 단행된 것으로 일본 정부가 그해 7월 4일부터 일방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의 대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 데 대한 대응 조치였다.
일본 정부는 그해 8월 2일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