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될 수 없다” 참전 윤의생 일병, 72년 만에 귀향

2010년 화천 서오지리서 발굴된 유해 신원 확인 고인, 북한군 남하 소식 듣고 대구훈련소로 입대 춘천·화천 진격전서 전사...18일 생가서 귀환식

2022-08-11     오동준 기자
고 윤의생 일병의 유품인 요대.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신문=오동준 기자] 6.25전쟁 중 북한군 징병을 피해 국군에 입대했던 병사의 유해가 사후 7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 윤의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윤 일병은 전쟁이 발발해 북한군이 남하한다는 소식에 “여기에 있다가 북한군이 될 순 없다”며, 북한군 보복행위를 피하기 위해 본인의 소지품을 모두 소각한 뒤 1950년 8월 대구훈련소로 입대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부지역의 38도선 돌파와 진격작전에 참전했고, 1950년 10월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임무 수행 중 전사했다.

고 윤의생 일병 유해 최초식별 당시의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고인의 유해는 지난 2010년 5월 국유단과 육군 27사단 78연대 장병들이 함께 찾아냈다. 발굴 당시 유해는 교통호에서 최초 식별돼 정밀발굴이 진행됐다.

다리뼈 일부와 고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품 일부가 발굴됐지만 유해와 일치하는 유가족 유전자 시료가 없었고, 유품으로도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발굴 후 10년이 경과한 2020년 6월 문경시 보건소 직원이 고인의 남동생 윤정수씨가 6.25 전사자 유가족인 것을 알게 돼 윤씨에 유전자 시료 채취를 권유했다.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고인이 윤정수씨의 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윤정수씨는 “북한군에 안 가려고 국군에 입대한 진정하고 참된 애국자였던 형님이었기에 꼭 찾고 싶었다”며 “형님의 생가이자 어릴 때 오르며 놀던 소나무가 있는 집에서 행사를 간소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일병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신원확인통보행사)는 오는 18일 경북 문경에 있는 고인 생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은 2000년 4월 시작돼 지금까지 유해 194구의 신원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