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추모식 7년 만에 공개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현장에서…100여명 참석 유엔사 부사령관, 미 2사단장, 한국군 1군단장, 1사단장 등 “북한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해…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군이 지난 1976년 8월 18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저지른 ‘도끼 만행 사건’ 희생자 추모식이 46주기를 맞은 18일 사건 현장에서 7년만에 공개 행사로 치러졌다.
유엔군사령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추모식을 비공개로 치러오다 이번에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건은 46년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두고 유엔군측과 갈등을 빚었던 북한군 30여명이 미군 6명과 한국군 5명 등 모두 11명의 작업을 지휘하던 당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를 도끼로 살해한 일을 말한다.
이 사건 발생 후 8월 21일 유엔군은 방어준비태세 ‘데프콘2’를 발령한 가운데 미군이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전개하고 전투기와 B-52 폭격기를 동원하는 등 남북간 충돌 위기로 치달았었다.
미군이 항공모함을 동해에 전진 배치하고 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최고조에 달하는 긴장 상황이 벌어졌었다.
그 후 유엔군측은 사건의 빌미가 됐던 미루나무를 완전히 밑동만 남긴 채 절단했으며,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유감의 뜻을 표명해 일단락됐다.
보니파스 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후 판문점 JSA 경비를 맡고 있는 한미 공동 경비부대 명칭을 이전 캠프 키티호크와 캠프 리버티벨을 통합해 캠프 보니파스로 바꿨다.
이날 추모식에는 미군 측에서 앤드루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과 레스퍼렌스 미 2사단장, 한국군에서는 이두희 1군단장, 서진하 1사단장, 당시 JSA 근무 장병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모식에 조화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추모식이 끝난 뒤 사건 현장에 세워진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이날 추모식에서 유엔사는 “북한의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고, 레스퍼렌스 미 2사단장은 추도사에서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스퍼렌스 사단장은 “북한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한미 결속을 강화하고 연합작전 능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건 희생자인 보니파스 대위의 아들 브라이언씨는 행사 참석 미군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아버지는 훌륭한 군인이었다”며 “우리는 그의 정신을 따라 살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희생자인 마크 버렛 중위의 누나 수잔씨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이들의 희생 덕분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 북한군과 직접 대적했던 김문환 예비역 소령은 “오래전 일이지만 어제처럼 생생하다”며 “숨진 이는 모두 모범적이고 점잖은 신사였다”고 회고했다.
한편 북한은 ‘도끼 만행 사건’을 두고 추모식이 열린 이날 미국의 계획적인 도발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판문점 사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 제국주의자들이 공화국 북반부를 반대하는 전쟁 도발의 구실을 찾기 위하여 꾸며낸 계획적인 도발”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해 2016년 8월에는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 탓으로 돌렸으며, 이듬해인 2017년 8월에도 조선중앙방송이 김일성대 역사학부 교원들을 동원한 인터뷰에서 같은 주장을 반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