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외교‧신범철 국방 차관 방미…EDSCG '재가동' 시동
북 ‘핵보유국’ 선언, ‘핵무력 정책’ 법령 채택 후 처음 열려 주목 조현동 “한미, 북 어떤 도발도 확고한 대응…현명한 처신 기대” 신범철 “한미 간 보다 구체적이고 한층 강화된 대응 방안 협의”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4일(현지시간)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참석차 미국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한미 EDSCG 협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핵보유국’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이어 ‘선제 타격’ 조건 5가지를 명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란 법령을 채택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 차관은 14일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미는 연합 방위 태세를 통해 확고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이 현명하게 처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미국에 도착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그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미국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도 “7차 핵실험을 비롯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 간에 보다 구체적이고 한층 강화된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확장억제 가동) 시기 문제, 또 구체적으로 (한미가) 어느 수준까지 같이 참여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심도 깊은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아울러 “EDSCG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 간 대응을 협의하는 것이므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 차관은 한미 간 확장억제 관련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큰 틀에서 북한의 위협을 한미가 어떻게 공유하고 대응책을 마련할지, 확장 억제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국민을 안심시킬지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 외교·국방 2+2 차관급 회동으로 한국 측에서 조 차관과 신 차관이, 미국에서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 차관이 각각 양국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오는 16일 미 국무부에서 열린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대해 북한 등 제3국이 핵공격을 위협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하려 들 때 핵무기 탑재 투발수단 등 억제력을 해당 국가에 확장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6년 10월 외교·국방차관이 만나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에 대한 구체적인 가동 조건을 논의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신설했고, 같은 해 12월에 첫 회의가 열렸다.
이어 2018년 1월 한미 간 두 번째 협의를 가진 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등 북핵 관련 협상이 진행되면서 이후 중단됐다.
이번 회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세 번째 협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기 재가동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