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닮은 일 해상자위대기에 결국 ‘경례’ 한다…정부, 관함식 참가키로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해군 함정 파견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서 결정…‘고심’ 끝 7년 만에 참가 전투함 아닌 1만t급 군수지원함 소양함, 29일 진해항 출항 해군 총장, 일 주최 심포지엄 참석…관함식 참석 가능성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일 안보협력 우선’ 판단한 듯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태극기가 내걸린 우리 해군 함정에서 장병들이 욱일기를 닮은 해상자위대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을 향해 경례를 하는 모습을 다음 달 초 보게 됐다.
정부가 오는 11월 6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을 파견하기로 27일 결정하면서다.
국방부와 해군은 27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이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 해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가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우리 해군은 이에 앞서 2002년에도 일본 관함식에 참가했고,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한국 관함식에 참가한 바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8년 제주도 국제 관함식에 참가려다 한국이 해상자위대기 대신 일본 국기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자 결국 참가를 포기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관함식 때는 한국을 초청하지 않았다.
해군에 따르면 일본 관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t급)을 보낸다.
소양함은 오는 29일 진해항을 출항해 다음달 1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에 입항 한 후 6일까지 일본 관함식 행사에 참가한다.
이어 7일까지 참가국 함정들과 다국 간 인도주의적 연합훈련도 함께 벌인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다음달 5~10일 일본이 주최하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기간 중에 열리는 관함식에도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은 지난 1월 한국에 관함식 참가 초청장을 보냈다.
일본은 이번 관함식에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 참가 21개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를 초청했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일본 관함식 참가 여부를 두고 고심해 왔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함정에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의 욱일기와 유사한 깃발을 사용하는 데 대한 국제적 논란이 주된 이유였다.
한국에서는 욱일기를 두고 여전히 전범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해상자위대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반감이 여전히 큰 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일본 관함식에 참가하면 외국 함정과 승선 장병들이 주최국 주빈이 탄 함정을 향해 경례를 해야하는 관행을 피할 수 없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친일 국방’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미일 안보협력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