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화성-17형’ 발사로 도발 수위↑…핵실험 이어질까 ‘촉각’

윤 대통령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연합방위태세 만전” 3일 북 평양 순안서 ICBM 1발, 평남 개천서 SRBM 2발 발사 발사 화성-17형, 마하15 느린 속도로 ‘실패’…동해 추락 추정 NSC “‘심각한 도발’ 강력 규탄…한미 연합훈련 흔들림 없어” 합참 “즉각 중단 촉구…‘압도적 대응’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

2022-11-03     윤석진 대기자
북한이 지난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시험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자료 사진=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이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화성-17형’을 발사해 도발 수위를 다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도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면서 정부와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1발을, 8시 39분쯤에는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각각 발사했고, 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미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에 참석해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만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은 비행거리 약 760㎞, 정점고도 약 1920㎞, 최고속도는 마하15(약 초속 5.1㎞) 수준으로 탐지됐다.

이번 화성-17형 ICBM은 최고 속도가 마하 15로 통상 마하 20 전후인 ICBM 최고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지난달 4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개량형의 최고 속도 마하 17에도 못 미쳤다.

이 ICBM은 이 때문에 비행 중 탄두부와 추진체를 분리하는 ‘단 분리’가 2단계까지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론 ‘정상 비행’에 실패해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SRBM의 비행거리는 약 330㎞, 정점고도는 약 70㎞, 속도 마하5(초속 1.7㎞) 수준으로 군 당국에 의해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자국 상공을 지나갔다며 경보(J얼럿)까지 발령했다가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소실’된 것으로 정정했다.

북한이 올해 ICBM(추정 포함)을 발사한 것은 모두 7차례였고, 이 중 ‘화성-17형’은 지난 2월 27일, 3월 5일과 16일 등 모두 3차례였다.

특히 3월 16일 발사된 화성-17형은 고도 20㎞ 미만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상황보고를 받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NSC 회의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확대도 주문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군이 북한의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를 포착한 즉시 윤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NSC 상임위 참석자들은 북한이 전날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데 주목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한미 연합방어훈련은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서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아울러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날 추가로 ICBM 도발까지 감행하자 이제 남은 도발은 7차 핵실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하며 지난 1일 ‘특수한 수단들’을 언급한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가 말한 “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란 대목이 추가 핵실험을 시사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7차 핵실험을 포함해 잠재적인 추가 도발을 여전히 우려한다”며 “추가적인 비용과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