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북 고려항공 직원 북한인·중국인 각 1명 독자 제재

해외자산통제실, 무기개발 위한 물자·자금 조달 겨냥 제재 고려항공 지점장 리석, 북 로케트공업부 등 직‧간접적 대리 고려항공 매니저 옌즈융, 북 정찰총국을 대리해 물품 운송 가상화폐 믹서업체 ‘토네이도 캐시’ 근거 바꿔 제재 재지정

2022-11-09     송국진 기자
미국 워싱턴에 있는 재무부 청사.(자료 사진=AP연합뉴스)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미국 재무부가 8일(현지시간) 북한 고려항공 직원인 북한인과 중국인 각 1명씩 독자 제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날 고려항공 중국 단둥(丹東) 사무소 대표인 북한인 리석과 물류 매니저인 중국인 옌즈융을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리석은 북한 로케트공업부를 대신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전자부품을 운송했다.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기관인 로케트공업부는 지난해 4월 미사일 관련 물자 조달을 위해 북한의 해외 대표부와 협력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고려항공도 이보다 훨씬 전인 지난 2016년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지정됐다.

리석은 제재 대상에 이미 올라 있는 북한 로케트공업부와 고려항공을 직·간접적으로 대리했다는 이유로 특별 지정 제재대상(SDN)이 된 것이다.

중국인 옌즈융에 대해서는 북한의 정찰총국을 대리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물품을 운송한 사실을 들었다.

미 재무부는 옌즈융이 북한으로 향하는 물품에 대한 주요 연락책, 중개인으로 활동했으며, 대북 물품 운송을 위해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둔 한 회사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기존 대북제재 대상을 대리해 영리 활동을 하거나 물품을 운송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개인과 기관을 대통령 행정명령 13722호에 의거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와 별개로 지난 8월 제재했던 가상화폐 ‘믹서’ 업체인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으로 재지정했다.

‘믹서’는 가상화폐를 쪼개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사용처나 현금화 여부 등 가상화폐 거래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다.

미 재무부는 이 업체에 대해 행정명령 13722호와 13694호에 의거해 다시 제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제재 때 근거는 대통령 행정명령 13694호였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오늘 제재 조치는 북한 무기 프로그램의 주요 마디 2개를 겨냥한다”며 “그것은 수익 창출을 위한 사이버 범죄 등 불법 활동에 대한 의존도 증가와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물품 조달과 운송 역량”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미 재무부의 제재 조치 사실을 확인하며 “미국은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역내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불법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위해 북한이 물류와 재정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특히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 재지정 조치에 대해 “미국은 불법 활동을 통한 북한 정권의 자금 조달 시도에 맞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런 활동을 촉진하는 기관들에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물질을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모든 나라에 북한 관련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다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