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미 통해 우크라에 포탄 제공” 부인…“미국 ‘최종사용자’ 전제”

11일 국방부 입장문 “재고량 보충 위해 협의 중” “살상무기 지원 않는다는 정부 방침 변함 없어” 미 WSJ, 한미 국방장관 비밀회담서 ‘계획’ 합의 “155㎜ 포탄 10만발 구매, 우크라 포병에 전달”

2022-11-11     윤석진 대기자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참석차 이달 초 미국을 방문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한국이 미국과 비밀회담을 통해 한국산 포탄을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11일 “이는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부인했다.

국방부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미국 내 부족해진 155㎜ 탄약 재고량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간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155㎜ 포탄 10만 발을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 포병부대에 전달하는 내용의 비밀회담을 한미가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나 합의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연례적인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이달 초 미국을 방문했다.

WSJ은 이어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을 지원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공식적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와 관련 미군이 보유한 155㎜ 포탄 비축량이 지난 8월 러시아군과 치열한 포격전을 벌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우려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전황과 국제 정세를 거론하면서 한국을 지목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살상용 무기를 지원한 바 없다고 부인하며 “앞으로도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