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잡을 ‘한국형 재머’ 2026년에 뜬다…LIG넥스원 개발 착수

방사청,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체계 개발 북 무인기 영공 진입 최전방서 막을 전자전 장비 적 공격 체계의 마비, 장애 야기 ‘소프트 킬’ 방식 재밍 전파 방사로 적 무인기 경로 이탈, 추락 유도 “전자전 공격 역량 강화, 전방 임무능력 크게 향상”

2022-11-22     윤석진 대기자
‘한국형 재머’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개념도.(이미지=방위사업청 제공)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LIG넥스원이 북한의 드론 등 무인기를 우리 영공에 진입하기 전에 잡을 ‘한국형 재머’를 오는 2026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간다.

방위사업청은 약 244억 원 규모의 소형무인기대응체계(Block-I) 체계개발 사업을 LIG넥스원 주관으로 이달부터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무기는 북한 무인기의 영공 진입을 최전방에서 막을 수 있는 전자전 장비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 킬’ 방식의 한국형 재머(K-Jammer)다.

재머는 통신 또는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제한·격하시키는 데 쓰이는 무선 주파수 전파 방해 장치로 광대역, 잡음, 불연속 주파수 반복기, 기만 장비 등을 포함한다.

소프트 킬은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파괴를 통해 피해를 입히는 ‘하드 킬’의 대응 개념으로, 전자적 교란 등의 방법을 이용해 적 공격체계에 마비나 장애를 일으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공격 형태를 말한다.

이 무기체계 Block-I의 주요 기능은 국지 방공레이더 및 방공지휘통제 경보체계와 연동해 원거리에서 비행해 오는 소형무인기를 탐지하고, 항적 정보를 받아 재밍(전파방해 및 교란) 전파를 방사해 원거리에서 소형무인기의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추락 유도가 가능해, 개발이 끝나면 ‘전자전 공격(EA) 작전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Block-II 개발을 통해 자체 탐지레이더, 영상식별장치를 추가하는 등 단계적으로 기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재머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드론 무기와 함께 상대방 드론을 교란하는 장치가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한미군도 전북 군산기지에 주둔하는 제8전투비행단이 소형 무인기를 탐지·식별하는 이동식 레이더, 이 레이더와 연동해 드론에 방해 전파를 쏠 수 있는 소총 형태의 ‘드론 버스터’를 운용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지난 2021년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에서 선보인 ‘대 드론 방호시스템 통합솔루션’ 중 차량용 ‘안티드론체계’(Mobile Anti Drone System).(자료 사진=LIG넥스원 제공)

이 무기 체계 연구개발 주관사인 LIG넥스원은 지난 2021년 10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에서 ‘대 드론 방호시스템 통합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LIG넥스원은 차량용 당시 안티드론체계(Mobile Anti Drone System)는 드론 탐지식별과 드론 무력화 등 고도화 설계로 국가 주요시설 맞춤형 솔루션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정부가 ‘한국형 재머’(K-Jammer) 체계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적용한 ‘소형무인기대응체계’ 제안서를 제출하는 한편 관련 기술 연구개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IG넥스원은 40년 넘게 전자전 장비 체계 종합업무를 수행하면서 국지 방공레이다, 소형 정찰 타격·복합형 드론, 탐지 센서, 재머 등 개발 경험을 쌓았다.

이 회사는 육·해·공군이 운용하는 전자전 체계 전부문에 걸쳐 전자정보·통신정보 신호에 대한 탐지·재머 장비의 개발, 양산, 전력화 등에 참여하며 신호 탐지 및 분석, 빔조향, 배열송신, 재머 및 설계기술 등의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이에 앞서 2015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핵심기술(응용) 위성항법교란기술 시제 장비인 ‘L대역 송신장비’를 통해 드론이 사용하는 위성항법 신호에 대한 전파방해와 교란기술, '무선 항공관제 통신망 교란장비'에 기반한 드론 사용 가능 데이터링크 통신재밍 기술, '자율형 전자공격장비'의 AI기반 기술 등 한국형 K-재머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다.

아울러 ‘대 드론 방호시스템‘ 관련 공공‧민수 분야에서도 지난 2020년부터 국토교통부 주관 ‘드론 규제 샌드박스’ 실증 사업을 통해 10여 종의 상용드론에 대한 탐지·식별·재밍을 통한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방호 실증을 성공적으로 끝내기도 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한국형 재머가 실전 배치되면 함께 운용될 국지방공레이더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개발이 완료되면 군 전력의 첨단화·정예화는 물론 전자전 분야의 국방 연구개발(R&D) 역량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곤 방사청 첨단기술사업단장은 “개발이 완료되면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한 전자전 공격 역량이 강화돼 전방부대의 임무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며 “향후 수출을 통해 방위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