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북 무인기 침투에 “속수무책 당했다” 한 목소리 질타

주호영 “아무 제지 없어 너무 충격적…왜 대비 안했나” 김기현 “도발해도 된다는 대남 인식에 정부의 책임도” 김성환 “휘저었는데 격추도 못해…한순간에 국격 추락” 김병주 “무인기 자폭했다면…군 대비태세 이 정도밖에” 유승민 “NSC도 열리지 않아…군 통수권자 이래도 되나”

2022-12-27     윤석진 대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북한 무인기 5대가 전날 서울 상공을 비롯해 인천‧경기도 일대 수도권 북부를 5시간여 동안 침투한 데 대한 정부와 우리 군의 무기력한 대응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집권 여당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적의 무인기가 서울 중심까지 아무 제지 없이 날라온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라며 “우리가 철저히 당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8년 전 이런 침범이 있었다”며 북한 무인기가 2014년 4월 남한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를 거론하며 “왜 제대로 대비 안 했는지 철저히 검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은 최후의 보루”라며 “국방은 한순간의 실수나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이 ‘이 정도의 도발은 해도 된다’는 식의 대남 인식을 하게 된 데에는 우리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을 바란다”고 윤석열 정부 안보 라인의 심기일전을 촉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와 관련 현 정부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휘저었는데 격추도 못하고 속수무책 당했다”며 “국민은 눈떠보니 선진국에서 한순간에 국격이 추락하는 경험을 했다”고 직격했다.

육군 대장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침투했던 당일 밤 페이스북에 “무인기에 폭탄이 있었다거나 자폭을 시도했다면, 인근 지역의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군의 대비태세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우리 군의 대응을 직접 겨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주재로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한의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열리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제 윤 대통령 일정은 새로 입양한 개를 데리고 집무실에 온 것과 지방 4대 협의체 회장단과 송년 만찬을 한 것 외에 북 무인기의 영공 침략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며 “국군 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아울러 “겨우 정권교체를 했는데 보수가 안보에 이렇게도 무능한 건가”라며 “대통령과 군은 무인기를 포함, 북의 어떠한 도발도 초기에 격퇴할 대비책을 당장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원외 당권 주자들도 정부와 군을 향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역시 페이스북에서 “서울 하늘이 북한 무인기에 뻥 뚫려 참담하다”며 “이제 윤석열 정부에겐 문재인 정부 이후 약해진 국방력과 대북 경각심을 시급히 복원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