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한미 ‘공동 핵 연습’ 논의하는 게 아냐” 다시 확인

장-피에르 대변인 “바이든 대통령 발언 다시 분명히 하고 싶어” 한미 대통령 “북핵 등 효과적·조율된 대응 계획 지시…노력 중” “윤 대통령, 전날 발언서 분명히 언급한 것…한국 성명 참고하길”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확장억지 심각히 고려, 논의 이어갈 것”

2023-01-04     윤석진 대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버진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마친 뒤 지난 2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 원’으로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한 뒤 기자단과 대화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백악관이 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과 ‘핵 전력 운용 공동연습’ 언급에 대해 “우리는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는 게 아니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 분명히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기자들 앞에서 언급한 내용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 “어제 (바이든) 대통령이 한 발언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고 싶다”며 “그건 그 말 그대로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한국은 핵 보유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해 ‘공동 핵 연습’이 가능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사진=AP 연합뉴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로이터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No)”라며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짤막한 답변은 전날 보도된 윤석열 대통령의 ‘조선일보’와 새해 인터뷰 내용 중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진의가 무엇인지를 놓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와 관련 전날 브리핑에서 “오늘(2일, 미국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대통령실은 로이터 기자가 질문하면서 표현한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을 나중에 ‘핵전쟁 연습’으로 번역해 입장을 내놨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양국 팀에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계획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피에르 대변인은 “그건 (양국) 팀이 노력하고 있는 일”이고 “윤 대통령이 전날 발언에서 분명히 언급한 것”이라며 한국 대통령실이 발표한 성명을 참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장-피에르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비핵국가’로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한미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에 대해 조율된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 확인한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자료 사진=AP 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캄보디아 회담에서 이에 대해 논의했다”며 같은 표현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다시 확인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두 정상은) 양국 팀에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을 계획할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는 확장 억지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지난해 미국과 한국이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개최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는 확장억제가 의미 있고,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공약이 철통같다는 것을 말과 행동 모두에서 증명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 한미 간 이견이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 “그런 차이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며 “이 사안과 관련해선 한국의 입장도 들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장억제에 관한 한 우리는 정확히 같은 입장”이라며 “이는 지난해 9월 열린 확장억제전략협의체에서 매우 명확히 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양자와 3자 회의 때마다 전면에 내세워지고, 중심이 돼 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