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손잡은 일본‧영국…“양국 상호 파병 손쉽게” 협정 체결

영국 런던서 일영 정상회담…‘상호접근협정’(RAA) 체결 군인 입국 심사 면제, 무기 반입 절차 간소화 등 주 내용 일영 양국 공동훈련과 상대국 함정 상호 기항 용이해져 “양국의 안보와 방위 협력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 올려” 북 핵·미사일 도발 관련 유엔 안보리 등서 지속해 협력

2023-01-12     윤석진 대기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왼쪽)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파병을 쉽게 하는 ‘상호접근협정’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AFP 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일본과 영국이 11일(현지시간) 양국군의 파병을 쉽게 하는 ‘상호접근협정’(RAA·일본명 원활화협정)을 체결했다.

12일 교도통신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일영 정상회담을 열어 자위대와 영국군 간 이 같은 협정을 맺었다.

상호접근협정은 군인의 입국 심사를 면제하거나 탄약을 비롯한 무기 반입 절차를 간소화해 공동 훈련과 상대국 함정의 상호 기항을 쉽게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영 양국 총리는 이날 런던탑에서 맺은 ‘상호접근협정’이 양국 뿐만 아니라 세계 안정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일영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이른바 ‘반격 능력’ 보유, 규슈(九州) 남부에서 대만 인근까지 이어진 난세이 제도 방위력 강화 등 일본 정부의 새로운 안보 전략을 수낵 총리에게 설명했고, 이에 대해 수낵 총리는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기시다 총리는 “양국의 안보와 방위 협력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향한 움직임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영국과 지난 2021년 가을부터 논의를 시작했으며, 일본의 이 협정 체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호주와 처음으로 ‘원활화협정’을 맺었다.

영국과 호주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 회원국이다.

일영 양국은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국방장관(2+2) 회담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왼쪽)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일영 정상회담 장소인 영국 런던탑에 들어서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일영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지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영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일본은 내년까지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으로 발언권이 강한 편이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해양 진출과 관련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반대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수낵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영국의 가입 의사를 밝혔고, 양국 정상은 관련 교섭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 군축과 비확산을 의제로 다루겠다는 구상을 설명했고, 수낵 총리는 “전면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최근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예고해 왔다.

기시다 총리는 5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의제 조율 등을 위해 지난 9일부터 유럽을 순방 중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기시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13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