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함대공 미사일 SM-2 ‘불명중’ 빈번…미측에 ‘보상’ 요구
방사청, 36발 중 11발 표적 요격 실패…3발 중 1발꼴 ‘실패’ 절반 넘는 6발 유도탄 자체 결함 있는 것 분석 관계자 방미…미 해군‧레이시언사 고위급 인사 면담 미측, 하자보증 기간 1년 FMS 들어 하자 보상 난색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미국에서 도입한 함대공 요격 미사일 SM-2가 표적을 맞히지 못하는 불명중 현상이 자주 발생해 제작사인 미 레이시언사 등을 상대로 정부가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리 군이 지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20년 가까운 동안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사 제품 SM-2 36발을 발사했으나 이 가운데 11발이 ‘불명중’(요격실패)했다.
1발당 가격이 18억원에 달하는 고가 무기인 SM-2 3발 중 1발 꼴로 표적을 정확히 맞히지 못한 셈이다.
미 레이시언사가 만든 SM-2는 함정에 탑재돼 적 항공기·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함대공 미사일로 사거리는 약 150㎞다.
군 당국은 불명중 원인으로 운용자 미숙에 의한 요격 실패도 있었으나 절반이 넘는 6발은 유도탄 자체의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미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한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DDH-Ⅱ·4400톤급)에서 순항미사일을 모사한 표적을 향해 발사한 SM-2 1발이 탐지·추적·발사 절차를 정상 진행했으나 비행하던 도중 공중에서 폭발했다.
당시 세종대왕함(DDG·7600톤급)에서 발사한 1발은 표적에 명중해 요격에 성공했다.
해군은 이와 관련 유도탄 결함, 운용자 미숙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국측과 함께 불명중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에 나올 예정이다.
방사청 관계자 4명은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 해군과 SM-2 제작사인 레이시언사 등을 방문해 각각 고위급 관계자와 면담을 하는 등 하자 발생 가능성에 대한 후속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미 해군 고위 관계자에게 SM-2 불명중 관련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향후 SM-2 생산 현장과 공장 수락검사(FAT)에 대한 한국측의 참관을 요구했다.
레이시언 고위 관계자에게는 SM-2 신뢰성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품질·공정 관리 강화 등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고, 레이시언 측은 이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에 들여온 SM-2에 대한 미측의 검사와 함께 앞으로 도입 예정인 제품의 추가 검사까지 요청했다는 것이다.
미측은 그러나 하자보증 기간이 1년인 정부보증판매(FMS)를 했다며 SM-2의 하자 발생에 따른 보상에 난색을 보이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과 해군은 보상 방안을 포함해 SM-2 품질향상 방안을 미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SM-2를 구매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하나의 판매국으로 볼 게 아니라, 한미동맹 관계 등을 고려해 좀 더 책임감 있게 임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