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 위협…한미 국방장관회담 반발

북한 외무성 담화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초강경 대응” 미 국방장관 “핵 포함 미 전략자산 더 많이 전개” 트집 “조선반도 전쟁 화약고 빚게 하는 미 위험천만한 기도” “명백한 대응전략 있어…압도적 핵역량으로 도전 통제” “적대시 정책·대결 노선…미와 접촉, 대화에 흥미 없어”

2023-02-02     한상현 전문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상.(자료 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한상현 전문기자] 북한이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에 반발하며 미국을 향해 ‘핵에는 핵으로’라며 정면대결 원칙을 내세우며 위협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한미 국방장관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대상으로 “핵, 재래식(무기), 미사일방어 능력 등 모든 범주의 미 군사능력이 포함된다”며 “앞으로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 핵 추진 항공모함 등 한반도 전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빌미로 삼았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마친 후 가진 내외신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북한은 이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기도하고 있는 그 어떤 단기적 및 장기적인 각본에도 대처할 수 있는 명백한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가장 압도적인 핵 역량으로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인 도전들을 강력히 통제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핵무력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 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북한은 이어 “인권, 제재, 군사 등 각 방면에서 전면적인 대조선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한미 국방장관이 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예정대로 이달 중에 실시하고, 한미 연합야외기동훈련 규모와 범위 확대 등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미 국방장관이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거리낌 없이 떠벌이고 5세대 스텔스전투기들과 핵 항공모함과 같은 전략자산들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은 조선반도 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전쟁 화약고로, 더욱 위태한 전쟁 지역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만을 빚게 하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기도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전면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나아가 “우리는 미국의 저의를 간파하고 있다”며 “우리가 ‘확장억제력 제공’과 ‘동맹 강화’의 간판 밑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여 결코 이를 외면하거나 유념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경고도 했다.

한미 공군이 지난 1일 서해 상공에서 한국의 F-35A 스텔스전투기와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벌이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그러면서 “미국은 가장 극악무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추구하면서 뻔뻔스럽게도 대조선 적대 의도가 없다는 기만적인 간판을 내들고 우리와 대화를 제창하며 시간을 얻어보려고 꾀하고 있다”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 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고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또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정세 격화는 전적으로 제재와 군사적 압박으로 우리에게 일방적 무장 해제를 강요하고 동맹세력들의 군사적 팽창을 추구하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의하여 초래된 것”이라고 현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와 함께 “우리에 대한 미국의 위협 수위가 보다 위험하게 진화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후폭풍도 더욱 강력하게 변화될 것”이라며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근원적으로 깨끗이 제거될 때까지 강력한 억제력에 의거하여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책임적으로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