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원호칼럼] 북한 미사일 위협 사전대응 능력 높여라
北, 열차·차량·잠수함 발사 외에 컨테이너 발사능력 이미 갖춰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을 지속 발사하며 대남·대미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13일부터 23일까지 시행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훈련을 앞두고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방하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가 지난 5년 동안 중단했다가 부활시키며 야외기동훈련을 과거 한․미 독수리훈련 이상의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며 고강도 도발행위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김여정은 지난달 19일 담화를 통해 “확장억제․연합훈련 떠드는 미국․남조선에 압도적 대응” 위협 발언에 이어 지난 7일에도 “한․미 군사적 동태를 주시하고 압도적 행동 준비”라며 도발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옛 소련제 미사일 설계를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끊임없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 가운데 ‘화성-17형’은 사거리가 약 1만5000km로,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까지 사정거리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탄두 탑재 장거리 미사일 개발, 보유와 관련해서 국제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탄도미사일은 통상적으로 사정거리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되며, 단거리 미사일(사거리 1000km 미만)과 중거리(5500km), 대륙간탄도미사일(5500km 이상) 등이다.
문제는 북한이 수없이 다양한 종류로 발사하거나 각종 군사퍼레이드에서 보여준 탄도미사일에 대한 분석 외에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지, 종류별 보유한 수량은 얼마나 되는지, 보관 장소는 정확하게 몇 곳이며 어디인지,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소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지 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발사의 장소도 다양하게 변해 왔다. 기본적으로 고정시설에서 발사하거나 이동식 발사대(Transporter Erector Launcher, TEL)를 활용해 기습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총 6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달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20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다. 무작정 발사가 아니라 미군과 우리 군의 군사기지 위치를 고려해 정확한 거리를 계산해서 발사하고 있다.
북한의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는 전쟁 초기 한․미 공군과 미사일 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기습적으로 타격할 것이다. 한․미 공군전력이 전개되지 못하도록 마비시켜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속셈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수단인 3축체계 강화를 위해 조기에 탐지하고 타격하는 자산을 다양화하는 ‘킬웹(Kill Web)’ 개념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킬체인’ 개념은 최상위자가 미사일 발사움직임이나 원점 탐지결과를 보고받고 타격을 결심하는 방식으로 수직적이다. ‘킬웹’은 네트워크 지휘체계로 다수의 중간 결정권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 원점을 타격하는 빠른 지휘결심이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킬웹도 발사의 움직임이 사전 감지되거나 발사원점이 확인되는 경우에 가능하다. 공해상으로 이동한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특정 목표물에 기습적으로 발사한다면 사전에 탐지하기는 쉽지가 않다. 잠수함은 은밀성 있게 기동하고 공격과 함께 바로 회피하며 잠항할 수 있다.
북한은 2021년 9월 탄도미사일을 열차에 탑재했다가 쏜 사례도 있다. 산악지형이 많아 철도의 터널 안에 숨겨놓은 탄도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한다면 움직임을 사전에 신속하게 탐지하기 어렵고 발사원점 타격에도 어려움이 있다.
2022년 10월에는 평안북도 태천에 위치한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발사돼 600km를 날아간 뒤 공해상에 탄착한 바 있다. 북한은 육상 이동식 발사대(TEL)가 아니더라도 공해상의 잠수함, 터널에 숨겨놓은 열차, 저수지 등 어디에서나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rh 있다.
군에서 더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지금까지 북한의 발사 형태와 다르게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이미 예상돼왔던 컨테이너 미사일 발사이다. 이동식 발사대(TEL)가 컨테이너 안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화물선과 어선 등으로 위장하거나 화물 운송 차량으로 위장도 가능하다.
북한이 컨테이너 발사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필요에 따라 기습 공격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이 시간에도 어선이나 화물선으로 해외 바다를 떠다니는 북한국적 선박이나 북한과 협력해 위장된 컨테이너를 적재한 제3국의 선박이 있을 수 있다. 미사일 도발준비와 형태는 모든 가능성을 사전 판단하고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 안보는 국민 모두 한목소리를 내며 전쟁을 억제하고,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류원호 논설위원 약력>
-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세종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 세종대 국방사이버안보연구소 사이버정책 연구교수
-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이사
- 봉사단체 사계절 이사
- 한국정보기술전략혁신학회 전문위원
- 디지털혁신과미래포럼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