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튀르키예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공원 새단장
50년전 수도 앙카라에 조성된 한국공원 리모델링 통해 재개관 전통양식 팔각정 ‘우정의집’ 새로 마련…공원 바닥 대리석 포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작년 공원 방문해 개선 프로젝트 직접 제안
[국방신문=조구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 ‘한국공원’을 멋진 모습으로 새단장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의 지원으로 1973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조성된 ‘한국공원’이 개선 프로젝트를 마치고 최근 재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노후한 관리실을 한국식 한옥 건물로 교체하고 인근에 휴게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별도 건물 없이 나무 그늘로만 이뤄져 있던 휴게공간에 ‘우정의 집’으로 이름 붙여진 전통 양식의 팔각정이 설치됐다. 경북 문경에서 제작해 현지 운송된 팔각정은 국내에서 목공 전문가 6명이 튀르키예 앙카라 현지로 직접 이동해 2주간 설치한 것이다.
또 파손이 많았던 한국공원 내 바닥 포장도 대리석으로 전면 교체하고, 한국과 튀르키예 양국 국기가 그려진 공원 담장과 벤치 등도 새로 단장했다.
한국공원 내부의 상징적인 건물인 ‘한국전쟁참전기념탑’은 헤리티지를 잇는다는 취지로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상단부 오염 세척과 하부 재도색만 했다. 참전기념탑은 불국사 석가탑을 본 떠 만든 9m 높이의 탑으로, 탑을 떠받친 지대부 벽면에는 전사자 724명의 이름이 음각돼 있다.
개선 프로젝트를 마친 한국공원은 지난 6월 25일 ‘한국전쟁 74주년 추모행사’와 함께 개장했다. 준공식에는 정연두 주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 베야짓 유묵 튀르키예 참전협회장, 아흐멧 쿠루마흐뭇 튀르키예 육군 4군단장 등이 참석했다.
튀르키예 한국공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프로젝트 추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이 공원을 찾은 뒤 지어진 지 50년이 넘은 만큼 시설 보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공원에서 매년 한국전쟁 참전 기념행사 및 참전용사 추모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잘 표현되고 공원을 찾은 생존 참전용사와 가족들, 방문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안이었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한국공원은 한국전쟁에서 목숨 바쳐 평화를 지킨 튀르키예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튀르키예 건국 50주년을 맞은 지난 1973년 조성됐다.
약 3100평(1만여 ㎡) 규모인 한국공원은 앙카라 시내에 세워진 만큼 현지 시민들과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다.
구체적인 개선 프로젝트는 주 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앙카라 문화재 보존위원회 등 현지 정부 부처와 협의를 거쳐 진행됐다.
무스타파 카이막 앙카라 문화재보전위원회 이사는 “공원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공사가 마무리돼 한국공원 방문객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새 단장을 계기로 한국공원을 찾는 현지 시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한국전쟁 참전 튀르키예 군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매년 400명의 튀르키예 현지 대학생 및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스탄불 쿠추칼리 직업기술고등학교에 ‘기술교육실습장’을 설치하고 실습용 차량과 기자재를 기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