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전격 사퇴…韓 외교정책 ‘시험대’
‘중도 하차’ 바이든, 해리스 지명…공화 트럼프 대항마 급부상 대통령실 “미국의 한미동맹 지지 초당적” 한미관계 불변 강조 외교가 “바이든 외교노선 ‘올인’ 해온 윤 정부, 전략 조정해야”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로 미 대선 구도가 급변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가치외교에 기초를 두고 ‘동맹 관계’를 강조해온 바이든 정부의 외교 노선을 따르는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상대로 외교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상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를 대비한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임으로 지목했다.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전 클린턴 국무장관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활약하며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1964년 출생으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인 도널드 해리스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와 인도 출신 모친 샤말라 고팔란 암 연구 과학자 사이에 태어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돼 대권을 거머쥘 경우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두 번째 흑인 대통령을 등극하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로 유력해진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바이든식 동맹관계를 기반으로 한 외교노선이 지속될 지 의문인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에는 미국 대외정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재선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의 가치외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한·미·일 연대 전선을 추구해온 한국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4월 한-미 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강화한 ‘워싱턴 선언’에 합의했고 이어 8월에는 한·미·일 간 협력 정신을 담은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맺었다. 이와 반대로 북한에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자체 제재를 내놓는 등 압박을 강화해 왔다.
대통령실은 22일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와 관련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지지는 초당적”이라고 강조하며 누가 대통령이 되는 한미 관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한 한미 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미국 측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우리 정부가 지금껏 전형적인 대결 구도에서 첨병 역할을 자처하며 주변국과 관계를 스스로 좁혀왔는데, 이를 되돌아보고 균형감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8일 발표된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1% 대 43%를 기록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예상 대결에서는 각각 39% 대 44%로 나타났다. 해리슨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큰 격차로 밀린 모습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5.4%, 트럼프 전 대통령 47.4%로 2%포인트(P) 차로 나타났다.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만한 강력한 대항마가 될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고 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