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전쟁 발발 원인과 인간의 자존심, 바른 선택
/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도 다 이렇게 결박된 것 외에는 나와 같이 되기를 하나님께 원하나이다”(사도행전 26:29)
세계적인 사학자 윌 듀런트(Will Durant)는 저서 ‘문명이야기’에서 지구상에서 수없이 많은 전쟁이 왜 발생했는지를 분석하고, 그 싸움들의 원인이 ‘자존심’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1925년 ‘길 잃은 개 전쟁’은 도망치는 개를 쫓다가 국경을 넘은 그리스 병사가 불가리아 병사에게 피살되면서 양국 간에 전쟁이 발생했으며, 1962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축구 때문에 5일 동안 전쟁을 벌여 20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전쟁이 벌어진 경우를 살펴보면, 내 몫을 빼앗기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때 사람들은 ‘함께’라는 생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분노하며, 심지어 전쟁도 불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택의 연속인 우리 삶’에서 우리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모두를 살리는, ‘함께’하는 바른 선택은 할 수 없을까요?
시오노 나나미(塩野七生)가 쓴 ‘로마인 이야기’의 끊임없는 질문 ‘과연 무엇이 로마제국을 그토록 강하게 만들었을까?’처럼 말입니다.
로마를 강하게 한 결론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로마 시민이라는 자긍심(자존심)으로 로마 시민다운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시오노 나나미는 분석했습니다. ‘자존심’은 부정적인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로마 시민들처럼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도 합니다.
‘자존심’은 배타적 교만이 아니라 자기 확립입니다. 그래서 위대한 개인과 위대한 민족은 이 자존심으로 결정이 됩니다. 이는 위대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머리글에서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포승줄에 결박당해서 재판받는 죄수의 신분입니다. 여기에서 바울의 말을 듣고 있는 이들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베스도 총독, 아그립바 왕, 왕보다 한 살 아래의 누이동생 버니게, 그리고 고위직 행정관들과 로마 고급 장교들에다 가이사랴 유지들입니다.
죄수가 된 바울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신분이 높은 이들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데도, 바울은 그들에게 빌거나 선처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게 “당신들이 나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외쳤습니다.
아그립바 왕이 “네가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사도행전 26:28)고 말한 것처럼 바울은 감옥에 끌려온 상황에서도 자신의 사명인 복음의 진리를 담대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베스도 총독으로부터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사도행전 26:24)라는 말을 듣기까지 합니다. 누구 때문에 바울이 미쳤습니까? 예수 때문입니다. 바울은 ‘예수’를 전하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선택은 필수적입니다. 프랑스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인생에서 ‘B’와 ‘D’ 사이에 ‘C’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 ‘선택’(Choice)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에 150여 차례 선택의 기로에 있고 이 중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은 30여 차례이며, 올바른 선택이라며 미소를 짓는 것은 5차례도 안 된다고 합니다.
선택에는 ‘개인의 의지나 판단이 아닌 외부의 규칙, 권위, 사회적 압력’ 등 타인이나 사회의 기대에 따라 행동하거나 결정하는 ‘타율적 선택’이 있습니다. 또 건방지게 아내가 차려준 밥상이나 넥타이를 매지 않고 선택하려는 무지한 ‘자율적 선택’도 있습니다.
자율적 선택을 잘못하면 죽음을 맞거나 엄청난 화가 따르기도 합니다. 자율적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해 합리적인 결정보다는 실현 가능한 것을 빠르게 결정하는 ‘휴리스틱’(heuristic) 판단을 하는데, 이는 항상 ‘오류’라는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의 선택 가운데 80~90%를 차지하는 무의식적인 선택은 약간의 경고나 대가를 치르고 위험에서 해제되지만, 의식적인 잘못된 선택은 미래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전쟁까지도 부르는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