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식칼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국면

/ 유영식 예비역 해군 준장·한국해양안보포럼 이사

2024-10-29     송국진 기자
유영식 예비역 해군 준장·한국해양안보포럼 이사

북한 청진항·원산항 러시아 군함 정기적 기항 예상
비대칭 해상전력 증강·핵무기 탑재 잠수함 기술강화

우크라이나 전장에 북한군 파병은 위험한 모험이다. 그 배경에는 70년 전 소련과 군사조약이라는 경험이 자리하고 있으며, 북·러 조약의 역사적 회귀는 앞으로 한반도의 안보구조에 매우 위중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폭풍군단’은 특수 작전 정예부대이다. 이 부대는 첩보 및 침투 임무, 적 후방 작전, 전략적 요인 제거 등을 목표로 활동하도록 고도로 훈련돼 있다.

소규모 팀으로 나뉘어 다양한 작전 지역에서 주로 산악 전투, 게릴라 전술, 해상 침투, 공중 강습 등 다양한 전장 환경에 맞춰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군 폭풍군단 부대원은 당연히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투에 참여할 것이다. 추가 병력 지원으로 1만2000명 이상이 될 것인지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북한군 파병에 대한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며, 전쟁 관련 뉴스는 국제적 뉴스로 부상했다.

북한군의 파병 징후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2023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가진 이후 새로운 형태의 협약들이 논의되었다.

그중에서 우선 주목할 것은 무기 거래, 과학기술 그리고 에너지 협력 지원이다. 이 협약을 통해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는 부족한 재래식 무장을 지원받고, 나아가 북한군 파병이라는 전쟁 지속 능력 중 일부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

러시아 지상군 보병 전력의 운영 측면에서 북한은 과거 소련 시절의 무기 및 탄약을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의 군사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파트너였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소련과 북한 간의 1949년 조약도 상호 방어 협력과 경제적 지원을 위한 조약으로, 당시 신생 북한 정권의 안정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경험적 사례가 양국에 손쉽게 작용했다.

최근 러시아 의회 비준을 통과한 북·러 협의 내용이 조약으로서 비준을 받았다. 실상 동맹의 수준으로 변화에 진입했다. 북·러간 다양한 밀착이 예상되는 가운데 군사적 협력 변화의 일부를 우선 진단해본다.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에 군사적으로 무엇을 넘길 것인가?

전문가들은 개괄적으로 군사기술 협력 중에 단연 1) 탄도미사일 능력 확대와 즉 대기권 재 진입 핵탄두 능력 2) 한반도 위성 감시 능력이다. 현대전에서 군사위성이 없이는 일명 ‘장님전쟁’을 치러야 한다. 북한은 위성운영을 위해 위성 발사에 시도하고 진화하지만, 위성 탑재체에 들어가는 군사용 수준의 통신, 영상 등 기술 확보가 어려웠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3) 잠수함 탑재 미사일 기술의 협력과 러시아로부터 3000톤급 등 일정규모 이상의 발사관이 허용되는 중형급 디젤 잠수함의 북한 이양 등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머지않아 북·러간 해군협력이 진행되면 조만간 북한의 청진항과 원산항 등에 군함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파견할 것이다. 군사항구의 사용을 넘어 북·러 해군간 해상훈련을 추진할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 해군과 교류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손쉽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해군협력을 통해 북한은 중·대형함의 러시아 군함과 훈련, 러시아의 해군 기술 이전과 그리고 러시아 해군이 운영하다 퇴역하는 도태 군함의 이전을 요구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러시아 해군에서 운영 중 디젤 잠수함의 이양 요구에 집중할 것이다. 약 1800 톤급 이상의 디젤 잠수함을 개조·개량하면 장거리 잠수함 탑재 미사일 발사 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처럼 러시아의 수상함정보다는 잠수함을 이양받아서 잠수함에 의한 공격능력 확보에 치중할 것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70~80년대 다수의 북한 구형 러시아제 디젤 잠수함은 한국의 해상안보에 매우 위협적이었으며, 잠수함이 없던 시기에 한국 해군이 수중전력 분야에서 무방비였고 당시 북한은 수중전력 우세의 경험을 갖고 있다.

북한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에 의한 공격력 확보 측면에서 잠대지·잠대함 미사일 기술 확보를 위해 2010년대부터 주력해 2019년 10월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이처럼 10여년 전부터 북한은 잠수함 수중발사 미사일 실험을 통해 일명 잠수함 미사일 기술을 진화하고 있는 점에 기초할 때 궁극적으로 잠수함 탑재 핵미사일 완성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사정거리 1만3000k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을 하지 않아도 미국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추론은 2015년 한·러 해군회의 석상에서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의 러시아 잠수함이 3개월간 항해하여 북남미 해안을 비롯한 원거리 항해를 탐지되지 않고 다니고 있다는 러시아 훈련용 디젤 잠수함 함장의 언급에 근거한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나타날 북·러 밀착이 가져올 군사적 위협의 한 축이 3면의 바다에서 부상할 것으로 본다.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의 한국 모습을 지키려면 무엇을 할 것인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유영식 예비역 해군 준장 약력>

- 현) 한국해양안보포럼 이사
- 전) LIG넥스원 전략커뮤니케이션실장
- 전) 해군 준장
- 전) 해군 공보과장 / 공보실장 
- 전) 제4차 남북 장성급 회담 언론담당 
- 전) 2002년 한일월드컵 안전본부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