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병사 이발’, 지역경제 살리기에 앞장선다
원주시 이·미용업 지부-육군 부대 업무협약 "민·관·군의 조화로운 작품으로 승화 기대"
[국방신문=김한규 기자] 전국 각지에서 군부대와 지역 이·미용협회가 병사들의 이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합일점을 찾기에 분주하다.
올해부터 병사들의 월급에 이발비 1만 원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병사들은 한 달에 한번은 이발을 해야 한다.
원주시와 지역 군부대, 시 이·미용 지부는 4일 오후 2시 원주시 보건소장실에서 '병(兵) 이발 여건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원주시 보건소장과 육군 제8375부대, 원주시 이미용업 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병사들이 외출, 외박 등을 이용해 지역 이·미용 업체에서 이발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1만∼1만5000원인 이발 요금을 9000원으로 낮추고 질 좋은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해 군 장병과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가 이용자 만족도 및 운영 개선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군부대와 원주시 이·미용업 지부는 장병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관한 공통 관심사에 대해 협력하고, 사업추진 시 필요할 경우 원주시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원주시는 국방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지난달 3일 지역 군부대와 이미용업 지부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병(兵) 이발 여건 개선을 위한 민간업소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미나 원주시 보건소장은 "앞으로도 군 장병과 지역이 상생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부대에서는 관리 측면에서 “한 달에 한 번의 이발을 위해 불가피하게 병사들이 외출을 해야하는 부담은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또한, 지역의 이·미용 업자들은 “이발비 9000원 정도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달갑지 않다는 내색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대는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지역 이·미용 업자들에게 사정을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이발하러 나온 병사들이 필요한 물품도 구입하고, 간식들도 먹을 수 있으니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겁니다”라며 애써 이발을 하게 해달라고 당부를 하는 형세다.
그 이유는 상급부대인 국방부가 ‘군부대 내에서는 이발을 하지말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부대는 부대의 여건상 민간지역으로부터 원거리 이격되어 있는 GOP부대 또는 격오지 부대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병사 상호 간에 이발을 해주는 제도를 따르도록 했지만, 나머지 부대들은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이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야기되리라 예견이 된다.
병사들에게 제공하는 월 1만 원의 지원금을 ‘이발비’라고 하지 말고 병사들의 ‘품위유지비’라고 했으면 차라리 편안하게 쓸 수 있을 것을 ‘이발비’라고 못을 박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