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을지연습 기간을 맞아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을지연습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을지연습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싸우지 않고 이기는 평화가 최선이지만 최악의 상황도 대비가 필요한 만큼 전시에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연습이 되도록 훈련을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을지연습의 결과를 평가해 내년도 연습 계획에도 반영해서 발전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덧붙였다.
NSC 회의에서는 전시 상황에 대비한 국가 총력전 수행 능력 및 기관별 전시 전환 절차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을지연습 시작에 맞춰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국무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관계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급변하는 대외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남북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인 이행을 준비해달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평화의 길도 넓어져서 남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을 늦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하게 내딛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제질서 재편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안보 개념도 매우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군사 위협을 넘어서 경제·기술·환경 요소 등이 뒤얽힌 복합위기에 대비한 통합적 안보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제1 책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민관군이 참여하는 이번 연습을 통해 우리의 안보태세를 면밀히 점검하고 국가의 총체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남북합의 단계적 이행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남북 간 신뢰 회복이 비록 쉽지 않지만, 신뢰 회복을 위해 기초적 단계로 돌아간다기보다 회복 가능한 단계부터 짚어나가겠다는 말을 한 번 더 반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 판문점 선언 등을 언급하며 남북한 군사적 신뢰를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이날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당시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면서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하겠다.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