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양기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15일 입대했다.
이날 입영에는 모친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동생 이원주 씨 등 가족들이 경남 창원시 입영 현장을 찾아 배웅했다. 이 회장은 업무 등 이유로 서울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날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139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시 3분쯤 검은색 밴 차량을 이용해 정문 검문소를 통과했다.
12시 30분쯤부터 입영자들이 탄 차량들이 정문 앞에서 80m가량 긴 줄을 이룬 가운데 해군 군사경찰은 군 용지 내로 진입하는 차량을 일일이 세워 신분을 확인했다.
이날 입영한 139기 학사사관후보생은 이씨를 포함해 총 87명이다. 이들은 오는 23일 정식 입교 전 일주일간 초도 보급품을 지급받고 신체검사, 제식 훈련, 장교로서 군 예절 교육 등 기본 군사훈련을 받는다.
정식 입교 후에 이들은 11주간 장교 교육훈련을 받고 특별한 탈락 사유가 없는 한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훈련 기간과 임관 후 의무복무 기간 36개월을 포함한 군 생활 기간은 총 39개월이다.
이씨의 보직과 복무 부대는 교육훈련 성적과 군 특기별 인력 수요 등을 고려해 임관할 때 결정된다.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은 해마다 전·후반기 각각 2개 기수가 배출되며 같은 해 입사한 두 기수는 동기로 묶인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갖고 있던 이씨는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일반 병사로 입대하면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교로 복무하려면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보유한 병역의무 대상자가 자원 입영한 사례는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간 539명으로, 매년 평균 100여 명에 불과하다.
특히 대기업 총수 일가 자제 가운데 장교 복무 사례가 드물어 이씨의 국적을 포기한 장교 자원입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가는 받는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 차녀인 최민정 씨도 해군 장교로 자원입대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여성인 최민정 씨는 병역의무가 없음에도, 2014년 해군사관학교 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소위로 임관한 뒤 2015년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청해부대) 제19진으로 소말리아 해역 파병까지 다녀왔다. 2016년부터 제2함대사령부 예하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지휘통제실에서 상황 장교로 근무하다가 2017년 예비역 중위로 전역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귀국, 2006년 공군사관후보생 117기 통역장교로 입대해 2009년 12월까지 3년 4개월 동안 복무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입대해 국방 의무를 이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