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END 이니셔티브’를 천명하며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겠다고 선포했다.
또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열망하며 ‘빛의 혁명’을 이뤄낸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7번째 순서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로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들어 가겠다”며 ‘END’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첫 단계인 ‘교류(E)’에 대해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관계의 역사가 증명해온 불변의 교훈”이라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정상화(N)’에 대해서는 “남북의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비핵화(D)’와 관련해서는 “엄중한 과제임이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최근 제안한 ‘한반도 3단계 비핵화’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평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은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도 할 뜻이 없음을 다시 분명히 밝힌다”며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강렬한 의지를 가진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희망의 등불을 들어달라”며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참화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일념이 유엔 창립으로 이어져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냈던 것처럼, 미래의 인류가 살아갈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우리는 더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공통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자주의적 접근’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갈 때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유엔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협력하고, 더 신뢰하고, 더 굳게 손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모두를 위한 AI’가 국제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