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서욱 전문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7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에서는 이날 현재 어린이 41명을 포함해 145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대국민 TV 담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이번 충돌의 책임은 우리가 아니라 먼저 공격한 자들”이라면서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 중재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정상과 통화했으며, 이런 사실을 이스라엘 총리실은 확인 해 주었다.
네탄야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분쟁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스스로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미국이 지지해줘 감사하다는 뜻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통화했다. 압바스 수반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전화를 받았다고 대통령 대변인이 이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통화는 1월 바이든 취임 후 처음이었다.
미 행정부는 11일 백악관 및 국무부 브리핑에서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과 관련,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전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고위 지도자의 집을 폭격하고, 난민 수용소에서는 포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함한 일가족 10명의 가족이 사망하였다.
특히 16일 기준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2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하였다. 이런 가운데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하마스 통치자들의 거점을 파괴할 것을 맹세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16일 아침에도 가자시티의 주요 도심 거점 지역에 있는 여러 건물과 도로를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 15일에는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치 지부의 고위 인사인 칼릴 알 하예의 자택을 폭격하고 이 건물이 테러조직의 거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알 하예의 운명이나 사상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었다. 그러나 알 하예의 자택에 대한 폭격은 이스라엘이 단지 군 지휘관들 이상으로 전장의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AP 통신에 의하면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에서 가장 높은 사무실과 주거용 건물들에 폭격을 가해 파괴되고 무너뜨렸으며, 이들 건물에 하마스의 군사 인프라 요소가 들어 있다고 주장해왔다.
드디어 15일에는 AP통신, TV 방송사 알자지라 등 언론사 사무실이 입주해 있고,주거용 아파트가 있는 주상복합 12층짜리 알잘라 빌딩(al-Jalaa Building)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하마스 무장단체가 언론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지난 여러 차례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포함해 15년 동안 직접 표적이 되지 않은 채 이 건물에 입주해 왔다. 현재와 같은 분쟁기간 동안, 최고층 사무실과 옥상 테라스에 있는 이 통신사의 카메라는 이스라엘을 향한 무장단체의 로켓포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도시와 그 주변이 파괴되는 순간을 24시간 생방송으로 촬영했다.
게리 프루이트 AP통신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하마스가 건물 안에 있거나 건물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AP통신 입주 건물 폭파 1시간전에 건물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건물 폭격 계획을 경고하고 모두 대피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AP 직원들과 다른 입주자들은 안전하게 대피했다.
곧이어, 세 발의 미사일이 그 건물에 명중하여 파괴되었고, 거대한 먼지 구름과 함께 붕괴되었다.
이러한 포격으로 건물이 붕괴된 상황에 대해 프루이트는 AP통신 사장은 "오늘 일어난 일 때문에 세계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더 적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있는 AP 통신국과 다른 뉴스 기관들을 공격하고 파괴한 사실에 충격과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서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입니다.우리는 하마터면 끔찍한 인명 손실을 입을뻔 했다"고 말하고, "AP는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정보를 얻으려 하고 있으며 미국 국무부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한편 안토니 블링켄 미 국무장관은 이후 프루이트 AP 사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전 세계 독립 언론인과 언론단체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분쟁지역 보도의 필요성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 네트워크의 모스테파 수아그 국장 대행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을 "언론을 침묵시키고 가자 주민들의 알려지지 않은 대학살과 고통을 감추기 위한" 목적의 '전쟁 범죄'라고 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