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롱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끝내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결과를 얻을 합당한 기대 없다면 또 다른 세대의 미국인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보내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고 8일 백악관에서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롱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끝내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결과를 얻을 합당한 기대 없다면 또 다른 세대의 미국인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보내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고 8일 백악관에서 밝혔다.

[국방신문=서욱 전문기자]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한밤중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갑자기 철군하였다.

미 국방부는 2020년 1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1년 1월 15일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4천500명에서 2천5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힌바 있어서 최종 철군시 병력은 2천500명이었다.

사실상 갑작스런 야반도주였다. 바그람 기지의 아프간군 사령관은 “미군이 떠난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미군이 떠난 지 2시간이 지난 다음 날인 3일 오전 7시에서야 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아프간 당국에 철군 시기에 대한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전장으로부터 철군한 것이다.

미국에게 변명의 여지는 있다. 미국은 9.11사태 20주년이 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표명한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8월 31일 아프간에서 미군 병력을 완전히 빼기 전 바그람 기지에서 철군하겠다는 발표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프간에 정확한 철군일정을 감춘 건 사실이다. 아프간은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지난 4월 주 아프가니스탄 미나토 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미 오스틴국방장관과 밀러 사령관이 바그람기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
지난 4월 주 아프가니스탄 미나토 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미 오스틴국방장관과 밀러 사령관이 바그람기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

바그람 기지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미국의 아프간 개입의 상징과 같았다.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미국은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과 그의 조직인 알카에다를 잡겠다며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후 바그람 기지엔 미군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대규모로 주둔했다.

미국은 빈라덴과 알카에다를 옹호했던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쫓아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한눈을 판 사이 탈레반은 다시 힘을 되찾았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야금야금 탈환했다.

미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병력과 장비, 수조달러를 투입하고 2천400여명의 미군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탈레반은 여전히 득세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지난해 2월 29일 미국의 트럼프행정부은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맺었다. 아프간 정부는 당시에 이 협상에 끼지도 못했다.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14일 ‘영원한 전쟁’을 끝내겠다며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명령했다. 영원한 전쟁은 미국에서 아프간 전쟁을 일컫는 말이다.

미군은 바그람 기지에 장갑차, 험비차량, 각종소총,일반차량 등 각종 물품 수만백개를 현장에 버리고 갔다. 이러한 각종 무기류와 민간물품을 아프간 민간인들은 기지에 난입해 이를 약탈했다.

아프간 정부는 허망하다. 정부와 군대 모두 부패했고, 탈레반과 싸울 힘도 없다. 탈레반은 5일 하루 동안 아프간의 11개 행정지구를 함락시켰다. 아프간 정부군은 카불 주변과 일부 대도시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일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특별성명을 발표하고“우리는 국가 건설을 위해 아프간에 간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프간 사람들의 미래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프간 국민만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의 자세는 힘의 균형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 역학구도에서 한국에게도 적지 않은 메세지를 준다.

자국의 안보는 스스로의 역량에 달려있다. 그리고 아무리 동맹이라 하더라도 지킬만한 가치가 있을때 동맹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바그람 기지 야반도주는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약속과 신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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