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범여권 정당 의원들과 정의당 등 일부 야당 의원을 포함한 72명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5일 발표하고 나섰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하여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제안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성명서에 공동 서명한 72명의 의원들을 정달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이 59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3명 의원이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 7월 27일 남북은 1년 4개월 만에 통신선을 전격 복원하고 대화 채널을 재가동시켰다”며 “지금이야말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현 국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이어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구된 후 닷새만인 8월 1일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북한은 그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 폐기의 상징적인 조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므로, 이번 김 부부장의 요구는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이 통신선 복원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것은 그들 역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내외적 명분이 필요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북한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고, 저들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 카드로 사용해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지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설훈 민주당 의원은 “남북간 대화무드가 살아나는 현실을감안하면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는 우리가 득을 보는 선택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가 다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들은 지난 4일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려 모두 60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하여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제안한다!>
지난 7월 27일 남북은 1년 4개월만에 통신선을 전격 복원하고 대화채널을 재가동
시켰다. 이후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협력 물품 2건 반출을 승
인하는 등 교류협력 재개에도 시동을 걸었다.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
다. 그런데,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구된 후 닷새만인 8월 1일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은 그들에 대한 적대시정책 폐기의 상징적인 조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
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므로, 이번 김부부장의 요구는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
다.
다만, 북한이 통신선 복원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것은 그들 역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내외적 명분이 필요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
다.
북한의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 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정치적 주장들이 난무
하고 있으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
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코로나19 위기와 한반도 정세 등을 감안해 대규모 실기동
군사훈련 대신, 제한적인 연합지휘소 훈련을 실시해 왔다.
한미의 이런 절제된 대응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이바지했으며,
어쩌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도 크게 보아 그 결과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의 그 규모와 관계없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에는 난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
안을 적극 검토하여 결단해 줄 것을 제안한다. 이는 저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
는 것이 아니고, 저들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하여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까
지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더욱이 다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고려해서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연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
도 하루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 4단계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연합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현 국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
야 한다.
북한 역시 통신선 복원이 단절의 국면에서 대화의 국면으로 넘어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를 통해 열리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옵션과 가능성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소통해
줄 것을 요청한다.
무엇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는 비핵화 협상의 신호탄을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사실을 유념하여 일대 용단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한다.
2021년 8월 5일
대한민국 국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김교흥, 김상희, 김성주, 김승남, 김영주, 김원이, 김정
호, 김철민, 김태년, 김한정, 남인순, 도종환, 박광온, 박상혁, 박영순, 서영석,
설훈, 소병훈, 신동근, 신영대, 신정훈, 안민석, 양기대, 어기구, 오영환, 오영훈
, 우상호, 우원식, 위성곤, 유기홍, 유정주, 윤영덕, 윤영찬, 이개호, 이규민, 이
동주, 이병훈, 이수진(비례), 이용선, 이원택, 이장섭, 이학영, 이해식, 인재근,
정청래, 정춘숙, 정태호, 정필모, 조오섭, 주철현, 진성준, 최인호, 최종윤, 최혜
영, 한준호, 허영, 허종식, 홍익표, [정의당] 강은미, 류호정, 배진교, 심상정,
이은주, 장혜영, [열린민주당] 강민정, 김의겸, 최강욱, [기본소득당] 용혜인, [
무소속] 김홍걸, 양이원영, 윤미향 의원 총 72인 일동.
